한국일보

한인회 통해 한인 500명 백신 접종

2021-04-14 (수) 이강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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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CSD 핼스 운영팀, J&J이벤트 홀에서 65세이상·여행자 등 모더나 백신 접종

한인회 통해 한인 500명 백신 접종

UCSD 의대생 및 핼스 관계자들과 한인회 관계자들이 최초로 백신접종 협업을 성공리에 마친 후 환호하고 있다. 앞줄 왼쪽 세번째부터 한유미 이사장, 백황기 회장, 에이미 마틀리 코로나19 운영팀 수퍼바이저, 한인 의대생 진수씨, 박성호 봉사자(한 이사장 친오빠·전 대한항공 부장), 뒷줄 오른쪽 첫번째 박용석이사, 다섯번 째 브라이언 용이사, 이소진 통역 봉사자.

지난 12일 샌디에고 한인회(회장 백황기)에서 UCSD핼스에서 파견한 코로나 19 백신접종 운영팀 20명이 한인 약 500명에게 모더나 백신을 접종했다.

이날 접종은 65세이상 미접종자가 주 대상이었지만 18세 이상으로 확대돼, 한국에서 출장온 직원들과 친지 방문 또는 여행자등 수십명도 함께 접종하는 뜻밖의 행운을 얻었다. 여권만 들고 온 한 삼성전자 직원은 주소지를 회사로 하고 접종했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는 UCSD의대생 진수(예명)씨의 가교역할과 한인회의 신속한 협조로 성사됐다. 진수씨는 재학중인 UCSD의대가 최근 자체 조사연구를 통해 65세 이상 아시아인들이 코로나19에 취약하고 확진자 대비 사망율이 타 인종에 비해 높음에도 카운티내 아시안들의 접종율은 낮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이들에 대한 접종율 제고를 모색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돼 이를 어머니 케이씨에게 알렸고 케이씨는 곧바로 한인회에 이같은 정보를 제공하며 한인회가 나서줄 수 있는지 타진했다. 그동안 한인 시니어들의 코로나19 백신접종 예약등을 돕고 있던 백황기 회장은 가용공간과 인력을 최대한 제공할 의사가 있다며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하고, 진수씨 모녀를 한인회로 초청해 순회영사업무로 활용하고 있는 J&J이벤트 홀은 물론 우리성모병원 건물과 갓길등의 주차공간, 활용가능한 건물내 공실(空室)등을 확인케 한 후 사진을 전송할 수 있도록 했고 학교당국은 곧바로 우리성모병원 건물을 접종장소로 낙점했다.


UCSD핼스는 최소 400회 접종분의 백신을 배정한다는 방침을 정하고 한인회에 접종예상 인원파악을 주문했고, 한인회는 우리성모병원의 데이타 베이스 및 인력 지원에 힘입어 350여명분의 예약을 이틀만에 끝내고 UCSD에 이같은 사실을 알렸다. 이후에도 한인회에는 예약문의가 폭주했고 이에 따라 UCSD에 추가 물량을 주문했고 UCSD는 당일 모더나 백신 500명분을 수송해 왔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예약자들은 미처 예약을 하지 못한 65세 이상 노인들에게 순서를 양보하는 미덕을 보이며 질서있게 접종이 진행될 수 있도록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였다. 또 의료진들은 방문자들의 주차편의를 위해 먼 곳에 갓길주차를 하였고 몸이 불편해 휠체어에 의지해야 하는 고령자에게는 백신을 가져가 접종한 후 15분간 상태를 살피는 등 각별한 배려와 친절로 감동을 선사했다.

백 회장은 수시로 접종자와 백신 잔여 숫자를 점검하고 계속되는 전화문의에 당일 예약없이도 접종이 가능한 상황을 안내했고 한인회 관계자들은 통역, 질서유지등 필요한 일을 도왔다.

마감시간 10분전에 2명이 도착하자 에이미 수퍼바이저는 백신은 10회분이 1세트라며 10명이 차지 않으면 접종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자 한인회 관계자들은 건물을 훑으며 미접종자를 찾아 나섰고 심지어 배달 온 코스트코 직원까지 불러 모았으며, 진수씨 모녀는 인근 시온마켓까지 가서 접종자를 안내해 왔다. 이렇게 해서 8명이 됐다. 이러한 노력에 마음이 움직인 에이미 수퍼바이저는 종료시간 경과로 닫았던 컴퓨터를 다시켰고 이들을 모두 접종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순간 접종장에 있던 모든 사람의 얼굴에 환희와 함께 환호성이 터져나왔고 서로에게 고마워했다. UCSD 핼스 팀과 한인회 관계자들이 하나가 된 감동의 순간이었다.

백 회장은 “아시안들에 대한 인종증오범죄가 계속되는 가운데 UCSD 핼스에서 우리 한인커뮤니티에 백신접종을 해줘 더욱 뜻깊은 행사였다”며 “큰 선물을 선사해준 UCSD핼스팀에 한인 커뮤니티를 대표해 감사드린다”고 사례했다.

진수씨 모녀의 한인커뮤니티를 위한 이같은 아름다운 선행에 관해 기자가 거듭 본명으로 기사화 할 것을 요청했지만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끝내 사양했다. 이번 1차 접종자들은 5월10일 오전 8시부터 오후 3시까지 동일 장소에서 2차 접종을 할 수 있다.

<이강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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