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단상] 정신은 육체의 지배를 받는다

2021-03-31 (수) 리처드 김 할리웃 배우조합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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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정신을 위대하게 보지만 인간은 육체의 지배를 받을 수밖에 없다. 쉽게 말해 몸이 아프면 정신적인 일을 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인간의 정신을 찬양하지만 육체의 지배를 받을 수밖에 없는 나약한 사회적 동물이다.

2019년 7월부터 사색 글을 써오다가 멈췄을 때가 있었는데 그 기간에 글을 쓰지 못했던 것은 감기 몸살로 몸이 너무나 힘들어서 글쓰기에 집중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자신이 좋아서 하는 모든 일들도 몸에 이상이 생기면 멈추게 된다. 결국 몸의 회복을 위해서 집중을 하고 몸이 회복되고 나서야 자신이 좋아하는 일들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월요일에 모더나 백신 2차 접종을 하고나서 어제와 오늘 항체가 생기는 과정인 오한으로 고생을 하고 있다. 인간은 나약한 존재이다. 정신을 통해 강한 인간의 모습을 보게 되지만 그 정신도 육체의 건강이 받쳐주지 못하면 허상을 붙잡는 신기루와도 같다.

코로나가 독한 놈인 것만은 사실이다. 항체를 만들어내는 과정이 일반 독감주사와 확연히 다르다. 이런 중요한 항체 생성을 통해 자신을 지키고 주위 사람들을 지켜내는 것인데 무슨 자신감으로 코로나 백신 주사를 맞지 않는다고 하는지, 그런 사람들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코로나 백신 접종은 개인의 권리 이전에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는 최선의 선택이다.

인간은 결국 정신보다 육체의 지배를 받는다. 즉 육체를 포기한다는 것은 정신도 포기하는 것이다. 모더나 2차 백신 접종을 하고나서 많은 분들이 고생한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남의 이야기처럼 들렸는데 내가 오한으로 고생을 하고보니 항체가 생기는 과정은 무조건 건너야만 하는 큰 산이라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육체의 한계 때문에 많은 것들을 포기하게 될 것이다. 그나마 몸의 기운이 남아있을 때 자신이 하고 싶은 일들을 하면서 개인의 역사를 만들어나가자.

<리처드 김 할리웃 배우조합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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