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가 알고 있는 어떤 기술이나 학문에 대하여 자만하지 말라. 하지만 그대에게 부여된 그러한 지식에 힘입어 더욱더 겸손하고 신중하라. 그대가 아는 것이 많다고 한다면, 그 반면에 모르는 것이 더욱더 많다는 사실을 깨닫도록 하라. 스스로 지혜있는 척하지 말며, 사람들 앞에서 우쭐대지 말라.” (토마스 아 켐피스의 ‘그리스도를 본받아’ 중에서)
‘은은 무거워야 한다. 그러나 무겁게 보여서는 안 된다.’ 유대인의 속담이다. 유대인 부모들이 자녀들을 교육할 때 ‘항아리의 겉은 보지 말고 속을 보라.’고 말한다. 겉보다는 내실에 충실하고 눈에 보이는 허세보다는 은밀한 내공을 귀히 여기라는 뜻이다.
신체 중 가장 귀중한 장기인 심장, 뇌, 간, 허파는 가장 깊은 곳에 은밀하게 숨겨있다. 이들이 일하는 방식도 언제나 조용하다. 사람도 그래야 한다. 위대한 인물일수록, 또 그들이 일하는 의도가 선할수록, 땅 속 깊이 뿌리 내린 포도나무처럼 표나지 않는다.
빌 게이츠, 스티브 잡스, 마크 주커버그같은 미국의 최고 CEO들의 외모를 보라. 값비싼 명품을 몸에 지니거나 화려한 정장을 입지 않는다. 무겁게 보이지 않는다. 소박하다. 신제품을 소개하는 자리에서도 진 바지에 스니커를 신는다. 친화감을 준다.
시드기야가 유다의 왕이 되었을 때다. 중동의 새로운 강자로 등장한 바벨론의 느부갓네살이 쳐들어와 예루살렘을 유린했다. 느부갓네살의 군사들은 히스기야가 100년 전에 자랑삼아 보여주었던 궁전의 보물과 성전의 기물을 하나도 남기지 않고 약탈해갔다. 히스기야의 잠간의 허세와 교만이 후손들에게 큰 비극을 안겨준 것이다.
지혜로운 자는 자기가 가지고 있는 보화와 뿌리를 경솔하게 드러내지 않는다. 조용히 내공을 쌓고 은밀한 실력으로 자신을 무장한다. 성경 잠언은 말한다. “슬기로운 자는 지식을 감추어 두어도 미련한 자의 마음은 미련한 것을 전파하느니라.”
생텍쥐페리는 “어린왕자”에서 말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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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만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