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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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인의 후예들

2021-03-24 (수) 김범수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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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모든 이민자들에게 아메리칸 드림의 땅이다. 그러나 미국은 드림의 나라가 아니라 북소리처럼 시끄러운 드럼의 나라이기도 하다. 미국은 겉의 화려함 속에 감추어진 인종갈등과 총기살인의 부끄러움을 가지고 있다.

미국이 국제정치에서 언제나 주도적으로 내세우는 명분은 인권이지만 실제로 미국에 내재한 인종갈등은 숨은 고충이었고 앞으로 미국의 향방을 좌우할 가늠대이기도 하다.

미국에서 총기살인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잊을 만하면 일어나는 사건이 총기 살인사건이다. 그 이면에는 인종간의 혐오로 인해 일어난 사건들도 많이 포함되어있었다. 이번에 조지아 애틀랜타에서 한국사람 4명을 포함하여 8명이 희생당했다. 하루에 8명이나 인종혐오로 총기살인의 희생을 당했으니 이 사건은 앞으로 미국의 인종갈등 해결에 중요한 전환점으로 삼아야 한다.


성경에서 인류의 최초의 살인자는 카인이었다. 카인은 동생 아벨에 대한 시기와 질투심 때문에 돌로 동생을 죽인 살인자가 되고 말았다. 카인의 후예들은 카인의 본성을 유전 받아 서로를 향한 질투심과 미움의 감정을 가지게 되었다. 표면적인 사랑의 행동의 뒤에서 또 다른 이면의 미움과 시기와 질투와의 싸움을 하게 된다. 그 마음을 제대로 조절하지 않으면 미움이 커지고 그 미움은 원수로 변하고 만다. 이런 카인의 후예들이 만든 역사는 겉으로는 아름답고 풍성하게 보이지만 그 내면에는 피와 아픔과 처절한 슬픔을 안고 사는 세상이 되고 말았다.

살인사건은 애틀랜타에서만은 아니다. 지금도 우리 마음 안에서, 아니 작은 우리 공동체에서 계속 살인사건은 일어나고 있다. 입으로 사람을 비난하고, 조직적으로 집단 행동하여 무고한 사람들을 억울하게 만들 수도 있다.

지금은 아시안 아메리칸들이 희생을 당했다. 그러나 그에 대해서 비난하고 시위를 하기에 앞서 자신을 돌아보아야 한다. 내 앞에 가까이 있는 사람들에게 먼지를 뿌리며 아무런 일도 아닌 것처럼 넘어가고, 멀리서 일어나는 사건에 대해서는 목소리를 높이는지 돌아보아야 한다.

<김범수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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