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위터 막말’ 논란 탠든 백악관 OMB국장 지명철회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명한 고위급 인사 중 첫 낙마자가 나왔다. 거친 트위터 글이 발목을 잡았다. 연방정부 예산을 챙기는 백악관 예산관리국(OMB) 국장 지명자 니라 탠든(사진·로이터) 전 미국진보센터(CAP) 의장 얘기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일 성명을 통해 “OMB 국장 후보 지명을 철회해달라는 탠든의 요청을 수락했다”고 밝혔다. 형식은 자진사퇴이지만 공화당은 물론 민주당 내부에서도 반발이 컸던 인사라 사실상 경질된 것으로 보인다.
인도 이민자 집안 출신인 탠든 지명자는 민주당 지지 성향 싱크탱크 CAP를 10여 년간 이끌면서 말빚이 쌓였다. 연방 상원 공화당을 이끄는 미치 매코널 원내대표를 소설 ‘해리 포터’ 속 악당인 어둠의 마법사 볼드모트에 빗댄 트윗을 올렸고, 공화당 상원의원들을 ‘사기꾼’, ‘뱀파이어’ 등으로 묘사했다.
심지어 민주당 대선주자였던 진보 진영 상징 버니 샌더스 연방상원의원을 두고는 러시아가 지원한다는 식의 잘못된 비판을 했다 역풍을 맞기도 했다.
지난해 11월30일 그가 OMB 국장에 지명되자마자 공화당 일부 의원은 “절대 인준할 수 없다”며 반발했다. 지난달 23일 상원 국토안보·정부업무위원회 인준 표결은 돌연 연기되기도 했다. 그는 청문회에서 “깊이 후회하며 내가 쓴 언어를 사과한다”고 고개를 숙였지만 의원들의 마음을 되돌리지는 못했다. 민주·공화당이 50석 대 50석으로 반분한 상원에서 민주당 소속인 조 맨친 상원의원마저 등을 돌리자 인준이 사실상 어려워졌고, 결국 이날 사퇴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맨친 의원이 고위직에 임명된 유색인종 여성에게 가혹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맨친 의원은 최초의 아메리칸 원주민 출신 내무장관 후보인 데브 할랜드 지명자에게도 비판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공화당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집권 시절 민주당과 외국 정치 지도자들을 모욕하는 트윗을 올렸을 때는 무관심했으면서 탠든의 트윗을 문제 삼는 것은 이중잣대라는 비난에 직면했다고 전했다.
WP는 탠든의 후임에 예산관리차장으로 지명된 셜랜더 영이 거론된다면서 영이 양당 중진 의원의 호평을 받는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