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코로나 기세에 눌렸나… 미국내 독감 최저치

2021-02-26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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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적 거리두기 효과

▶ “지배적 변이 발생 때 나타나는 패턴과 일치”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어려움을 겪는 미국에 특이한 현상이 발생했다. 겨울철 대표적 질병인 독감 환자가 급감한 것이다.

AP통신은 통상 2월은 독감이 절정을 이뤄 병원이 환자로 가득 차지만 올해는 그렇지 않다고 보도했다. 또 수십 년간 어느 때보다 훨씬 낮은 수준의 독감 보고가 이뤄졌다면서 독감이 사실상 미국에서 사라졌다고까지 평가했다.

미국에서 독감은 전염성 질환 중 가장 큰 위협이었다. 매년 입원 환자만 해도 60~80만 명에 달하고 한 해에 5~6만 명이 목숨을 잃었다.


미 전역의 독감 사망자 자료는 신속히 집계되기 어렵지만 독감 환자가 급감했다는 징후는 곳곳에서 드러난다. 연방질병통제예방센터(CDC)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독감 시즌에 92명의 어린이가 독감으로 사망했다고 보고됐지만 이번 시즌에는 단 한 명에 불과하다. CDC의 리넷 브래머는 약 25년 된 감시시스템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올해가 기록상 최저의 독감 시즌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취해진 마스크 착용, 사회적 거리두기, 화상 수업 등 조처가 독감 급감의 큰 요인이 됐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독감 예방 접종을 하라고 적극적으로 권장한 것과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여행이 줄어든 것도 요인으로 꼽힌다. 코로나바이러스가 가을과 겨울에 좀 더 일반적이던 독감과 다른 유행성 질병을 옆으로 밀어냈다는 해석도 있다.

미시간대의 독감 전문가인 아널드 몬토 박사는 과학자들이 메커니즘을 완전히 이해하진 못하지만, 특정 독감 변이가 다른 변이를 지배할 때 나타나는 패턴과 일치한다고 말했다.

독감은 중국, 유럽과 북반구의 다른 지역 등 전 세계적으로 봐도 매우 낮은 수준이라는 게 AP의 설명이다. 남반구의 겨울인 작년 5~8월 남아프리카공화국과 호주, 다른 나라에서도 독감이 거의 보고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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