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늘 하루 이 창 열지 않음닫기

역사 왜곡

2021-02-22 (월) 임지석 목사
크게 작게
위안부를 ‘매춘부’로 규정한 하버드대 로스쿨의 마크 램지어 교수의 논문이 사회적인 이슈로 크게 부상하고 있다. 한평생 ‘버려진 인생’을 살아야했던 당사자들에게 있어서는 천인공노할 내용이라 아니할 수 없다.

일본 제국주의가 한국을 비롯한 이웃국가에 저지른 전쟁범죄는 역사의 눈이 똑똑히 증거하고 있다. 그러나 그들은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으로 이처럼 명백한 역사적 사실마저도 부정하고 왜곡하는 뻔뻔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일본인들의 역사왜곡은 그들의 침략전쟁을 미화시키는 일에서 출발하고 있다. 일본인은 물론 이에 동조하는 외국인들을 앞세우는 소위 ‘역사왜곡 카르텔’을 이용하는 일도 서슴지 않고 있다. 이들은 일본이 역사를 말살한 뒤 세탁하는 일을 돕고 있으며 해외에서 일본을 대변하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 심지어 전범기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목돈을 받아서 일본제국의 나팔수 노릇을 하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램지어 교수는 역사왜곡 카르텔의 하나라는 비판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하버드대학 총장은 그의 행위를 가리켜 표현과 학문의 자유쯤으로 치부하는 것 같다. 그러나 아무리 자유를 중요시하는 학문의 세계에도 진실과 양심과 정의는 존재하는 법이다. 위안부 문제의 산증인들이 버젓이 살아있는데 그들을 외면한 채 과연 어디에서 진실을 찾으려 했단 말인가? 램지어 교수의 글은 자신이 원하는 내용만 참고하고 조사해서 기록한 ‘게리멘더링’ 논문에 지나지 않는다.

이번 일을 계기로 한국인과 한국 정부는 좀 더 큰 틀에서 극일을 생각하는 가운데 자성의 계기로 삼을 수 있었으면 한다. 2015년의 한일 위안부 합의는 위안부들에게 아주 좋지 않은 합의였으며 피해자들의 끔찍한 고통을 국가 사이의 외교적 술책으로 활용한 부분이 없지 않다. 세계 각국의 인권 수호에 앞장서온 미국도 이해관계를 떠나서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대국적으로 풀어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임지석 목사>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