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LAPD 예산삭감, 중대 사건만 출동

2021-02-19 (금) 12:00:00 구자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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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라인 신고제도 도입, 경미한 사건 경관 손떼…치안유지 공백 우려감

LAPD 예산삭감, 중대 사건만 출동

18일 LA 다운타운 경찰 본부에서 마이클 무어(가운데) LAPD 국장이 선택적 출동 프로그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구자빈 기자]

지난해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 이후 확산된 흑인 시위의 여파로 예산 삭감 및 인력 감축 상황에 직면한 LA 경찰국(LAPD)이 살인 급증 등 치안 불안 속에 예산 감축에 대처하기 위해 온라인 범죄신고 제도를 도입하고 경찰력의 선택적 출동 프로그램을 본격 도입하기로 했다.

마이클 무어 LAPD 경찰국장은 18일 LA 다운타운 경찰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해에 이어 올 들어서도 급증하고 있는 살인과 폭행 등 강력사건에 보다 효율적으로 대처하고 각 커뮤니티의 치안을 강화하기 위한 일환으로 경관들은 중대 사건만 출동하고 가벼운 신고는 비경찰 대처반 출동으로 대체하는 선택적 출동 방안을 본격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무어 국장이 밝힌 ‘커뮤니티 온라인 리포팅 시스템(CORS)’는 교통사고로 인한 통증, 눈에 보이는 상처 등의 가벼운 타박상, 용의자 정보가 있거나 없는 뺑소니 경범죄 사건과 도시 재산관련 경범죄(Minor city property involved)의 경우 모든 신고를 온라인으로 돌려 현장에 필요한 경관들의 시간을 최대한 절약하는 것이 골자다.


하지만 이외 교통사고로 인한 심각한 부상이 있거나 사망한 경우, 음주 및 약물 운전(DUI) 관련, 중죄에 해당되는 뺑소니의 경우 등은 간단한 온라인 신고가 불가능하므로 경찰 출동 사건에 여전히 해당된다.

무어 국장에 따르면 매년 LAPD 경관들이 관리하는 교통사고는 4만여 건에 달하며 해결하는데 한 건당 2시간 정도가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어 국장은 “대폭 줄어든 인원으로 경관들이 폭행 및 살인 등 강력범죄에 대처하려면 비교적 긴급하지 않은 콜에서 시간과 에너지를 절약해야 한다”며 “몇달 전부터 LA 지역 치안 강화를 위해 카운티 및 시 사회봉사자들과 협력해 신고를 나눠 받고 있지만, 아직도 신고에 대응할수있는 사회봉사자들이 턱 없이 부족한 실정”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해당 프로그램은 지난 1월13일 시작됐지만 시민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있어야 프로그램이 성공적으로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국 측은 해당 프로그램을 통해 경찰 출동이 불필요한 신고전화는 311 도시 서비스, 211 카운티 서비스로 연결되고, 디디허쉬 정신건강 서비스와도 협력해 정신건강관련 신고전화에도 대응하고 있다.

무어 국장은 그동안 LAPD경관들이 교통사고 신고전화의 약 2분의 1을 책임지고 현장에 출동해왔지만, 인력 감축으로 인해 앞으로는 카운티와 시가 제공하는 도움 없이는 도시 치안을 유지하기 어렵다며 시민들의 자발적인 협조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LAPD는 경찰 웹사이트(lapdonline.org)를 통해 간단한 온라인 신고접수가 가능하다며 설명하는 동영상도 게재하며 시민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했다. 한편 LAPD는 지난해 ‘블랙 라이브스 매터’ 시위 여파에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1억5,000만 달러의 예삭 삭감을 감수해야 했다.

<구자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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