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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신애 시인 푸념 닮은 기도 출간

2021-02-12 (금) 손수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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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숨겼던 일상의 상념, 절절한 기도로 적었다

▶ 코로나19 상황에서 ‘외로운 섬이 되어’살아온 삶도 기록

박신애 시인 푸념 닮은 기도 출간

저자 박신애 시인

박신애 시인 푸념 닮은 기도 출간

박신애 시인의 ‘푸념 닮은 기도’ 책자 표지


평생 글쓰기를 멈추지 않고 살아온 박신애 시인(83)이 ‘푸념 닮은 기도’ 책을 출간했다.

‘인생 연륜 여든 즈음에’라는 부제가 붙은 이책은 박신애 시인이 생의 마지막으로 치달으며 응석이라도 부리듯 몰려드는 숨겼던 상념을 푸념으로 그려 한권의 책으로 꾸민 것이다. 그러나 박신애 시인은 ‘푸념 닮은 기도’는 기도가 될 수 없는 한 늙은이의 부끄러운 ‘푸념’이지만 자신에겐 절절한 기도나 다름없는 순간 순간의 느낌을 적지 않을 수 없어 적은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지난해 자전적 스토리 ‘물 그림자 유혹’을 출간한 이래 1년여만에 나온 이책에는 2020년의 COVID-19 상황에서 ‘외로운 섬이 되어’ 힘들게 살아온 일상의 심경도 적고 있다. 박 시인은 “신은 노하셨는가 ?. 작은 일에도 징징대기 잘하며 엄살만 부리던 인간들을 단단히 혼내주려 작심한 것인가?”라고 질문하고 있다. 그리고 “사람 세포에 20배나 더 잘 달라붙는다는 유독 노인 좋아하는 울긋불긋 꽃 모양 바이러스, 어쩌면 신은 이 세상 노인 수가 너무 많다는 것을 비로소 알아차리고, 들판의 잡초 뽑듯 노인들을 무더기로 솎아내고있다.”고 적고있다.


또한 접촉을 멈추라는 난데없는 정부의 명령은 평생을 정으로 살아온 이들을 허전함에 까무러지게 외롭게 하며, 사람 사이에 끼어 지나는 그 누구의 손이라도 잡아 흔들어 땀 냄새 살 냄새 맡으며 삶을 확인하고 싶다는 애틋한 마음도 전하고 있다.

특별히 새벽별을 사랑해 온 83세의 저자는, 고립감과 진한 외로움 속에 2020년의 좁고 위태로운 골목을 조심스레 지나며 새벽마다 새벽별과 진지한 대화를 시도한다. 만물이 조용히 기다리는 정직한 새벽마다 새벽별들에게 매달려, 도무지 알 수 없는 한 삶의 여정, 일생을 괴롭혀온 인간의 실존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하며 그 답을 찾고자 한다.
박신애 시인 푸념 닮은 기도 출간

박신애 시인이 남편 신은호 물리학자와 네딸과 함께 한 가족사진


헝클어진 생각들을 ‘새벽과 나’ 둘만의 호젓한 시간에 올올이 빗질하며 쏟아내는 저자의 진지한 단상들은, 천지의 온갖 소리에 귀 기울이게 하고 사색의 숲으로 초대하며, 그동안 쉴 새 없이 앞으로만 달려온 시간과 질병 앞에 실은 ‘허무 뭉치’인 것을 깨닫게 한다.

COVID-19으로 꽉 짜였던 한 생명의 질서가 무너지는 것을 안타까워하는 저자는 외곬 대면으로 캐어보는 연륜과 글을 통한 진리 탐구의 시간은, 나이 든다는 것, 산다는 것, 병든다는 것 그리고 결국에는 죽음에 이르는 인생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돌아보게 한다.

베이지역 출판사 ‘북산책’(대표 김영란)이 올해1월 출판한 이책은 1부 새벽연가를 시작으로 천지소리,오늘도 난 너에게 미안했어,그냥 목놓아 울렸니다, 나를 찾습니다.외로운 섬이 되어등 6부로 구성되어 있다.

북산책 김영란 대표는 “저자는 실타레처럼 소복이 풀어놓은 상념들을 다독여 앉히며, 생명이 다하기전 자신이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나’라는 존재를 찾아 볼 수 있을까하여 찾아 혜매는 철학자의 사유가 드러나는 책”이라고 서평을 했다. 또 깊은 사색에서 우려낸 저자의 글이 코로나 시대를 지나며 자신의 존재를 캐묻는이들과 인생의 마지막 장을 넘기며 다시 열릴 세상을 기다리고 있는 분들에게 위로와 용기를 줄것이라는 기대도 전했다.

박신애 시인은 박목월 시인으로부터 호평을 받고 등단하여 1974년 ‘고향에서 타향에서 ‘첫 시집을 낸 이래 여러권의 책을 출간했다. 1962년 간호사로 도미하여 캘리포니아 주립대학교에서 인류학을 전공하였다. 그동안 ‘찬란한 슬픔’, ‘언덕은 더 오르지 않으리’, ‘엄마는 요즘 그래’, ‘지평선’, ‘너무 멀리 와서’, ‘그리움의 그림자 따라’등 시집과 수필집 6권, 자전적 수상집 ‘물 그림자 유혹’과 ‘보랏빛 눈물’이라는 소설집 1권을 출간하여 호평을 받았다. 10년간 정신병동에서 근무하며 겪은 경험과 현대인의 정신질환에 대한 연민을 담아 80세에 발간한 첫 정신병동 소설 ‘보랏빛 눈물’은, ‘온전하다는 것과 돌았다는 것’에 대한 정의를 다시 내리게 하며 충격을 안겨주었다.

박 신애 시인은 새크라멘토 근교에 거주하며 현재 재미 시인협회 회원으로, 집필 활동과 일주일에 두 번 병원과 자원봉사 단체에서 봉사를 해오다가 COVID-19으로인해 자택에서 자신의 네 자녀를 위해 ‘푸념 닮은 기도’의 영어 번역에 몰두하고 있다.
저자 이메일:tempest.island@gmail.com

<손수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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