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살고 있는 이곳 미국에서 40만명이나 죽게 만든 코비드-19가 우리를 슬프게 한다. 미국의 대통령 취임일인 1월20일 현재 전국의 확진자 2,416만3천명, 누적 사망자 40만명이다.
이 사태로 수많은 사람들이 직장을 잃었으며 자가격리, 학교수업 중단, 마스크 착용, 사회적 거리두기, 각종 모임 취소, 영업 폐쇄 등의 어려움을 아직도 겪고 있다.
다행인 것은 이제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이 개발되어 우선순위에 따라 현재 접종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불안한 것은 더 강한 변이바이러스의 출현으로 코로나 사태가 더 연장될 수도 있으리라는 우려가 대두되고 있는 점이다.
최근 서울에 거주하는 정인이 학살사건이 우리를 슬프게 한다. 서울 ‘홀트아동복지회’에서 입양한 여아 정인이, 최근 16개월 되는 나이였는데 양부모가 장기간 학대를 가해 사망한 아동학대 살인 사건이다. 밥을 먹지 않는다고 1시간 넘게 학대 및 구타로 심정지 상태가 되어 응급실로 이송되었지만 장기파열과 골절 등으로 숨을 거두어 전 국민을 분노케 했다. 양부모를 살인죄로 처벌해야한다고 전 국민이 일어나고, 국회에서도 입양에 관한 제도적 보완을 약속하고 나섰으며, 관할서장이 경질되고 경찰청장이 대국민 사과를 하는 지경이었다. 최근 한국의 대통령도 신년 기자회견에서 유아 입양에 관한 의견을 개진하기도 했다.
백인 경찰관의 흑인 과잉진압 및 살인 사건이 우리를 슬프게 한다. 지난 5월25일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비무장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경찰의 체포 과정에서 백인 경찰이 무릎으로 그의 목을 짓눌러 그가 숨을 쉴 수 없다고 울부짖었지만 8분46초 동안 눌러 질식시킨 사건이다. 그 후 많은 도시에서 ‘흑인 목숨도 중요하다’(BLM)라는 구호판을 내걸고 시위를 계속했고 한국에서도 방탄소년단 등 K-팝 스타들이 “우리는 차별에 반대한다”며 연대에 합류했었다. BLM 운동은 인종차별에 대항하는 평화적 시민불복종을 전세계에 확산시켰으며 올해 노벨 평화상 후보에 올라있다
70대의 한인 남성이 LA 한인타운 원룸에서 자식에게 짐이 되기 싫다며 목매 숨진 채 발견되었다는 유서가 우리를 슬프게 한다. 통계를 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한국의 자살률이 월등히 높고 특히 노인 자살률은 OECD 국가의 4배에 달한다고 한다. 그런데 한국 노인들의 자살은 자식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는 이유가 많다고 하니 이게 더욱 더 우리를 슬프게 한다. 이 시기에 진정한 자식 사랑이 무엇인지를 한 번 더 생각해봐야 하리라. 때로는 자신이 자살하면 남은 어린 자녀가 고생하리라는 판단으로 자녀를 먼저 죽이고 자살하는 경우도 있지 않은가. 자식을 마치 자기 소유물인양 생각하는 것이다.
팬데믹 상황이 속히 끝나서 우리를 슬프게 하는 일들이 없어지고 기쁜 일들이 넘치는 희망찬 사회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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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문규 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