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별회 정말 몰랐다…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고마워”
▶ 출국 하루 전날까지도 고척스카이돔에서 맹훈련
“나는 월드시리즈에, 키움도 한국시리즈에 가길”
김하성 송별회에서 주장 박병호가 꽃다발을 전달하고 있다. [키움 히어로즈 =사진제공]
김하성(26·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한국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에서의 마지막 훈련을 마쳤다.
하루 뒤면 미국으로 떠나는 김하성을 위해 키움 선수들은 깜짝 송별회를 마련했다. 김하성은 얼굴에 케이크 범벅이 된 채 기념촬영을 했다.
만감이 교차할 수밖에 없는 순간을 뒤로하고 김하성은 여느 때처럼 훈련에 매진했다.
오랜 기간 동고동락했던 '친정팀' 선수들과 마지막까지 남아서 훈련 시간을 모두 채운 뒤 취재진과 인터뷰에 나섰다.
1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만난 김하성은 심정을 묻자 "별다른 생각은 없다"며 "키움에서 배려해줘서 몸을 잘 만들 수 있었다"고 '친정팀' 키움에 감사해했다.
그는 출국 하루 전날인데도 끝까지 남아서 훈련한 이유를 묻자 "원래 열심히 하는 스타일"이라며 "그래도 구단에서 배려해주셨는데, 키움에 있는 동안은 다른 선수들과 똑같은 스케줄을 소화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내일 늦은 시간에 출국하고, 그곳에서의 시차 적응까지 고려하면 이틀 동안 훈련을 못 하게 된다"며 "그래서 오늘하고 가야겠다고 마음먹었다"고 덧붙였다.
2014년 신인 드래프트 2차 3라운드 전체 29순위로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에 입단한 김하성은 영웅군단의 프랜차이즈 스타다.
강정호가 2015년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으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면서 김하성은 프로 2년 차에 히어로즈 주전 유격수 자리를 꿰찼다.
'강정호의 후계자'로 손색이 없었다. 김하성은 KBO리그에서 7시즌을 뛰며 타율 0.294, 133홈런, 575타점을 올렸다.
2020년에는 타율 0.306, 30홈런, 109타점, 23도루로 공수주에서 빼어난 기량을 과시했다.
해마다 가파르게 성장한 김하성은 KBO리그 최고 유격수의 훈장을 달고 메이저리그 진출에 성공했다.
키움 선수단은 김하성의 새로운 도전을 응원하기 위해 송별회를 마련했다. 김하성이 눈치채지 못하게 극비리에 준비했다.
김하성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는 듯 얼떨떨한 표정으로 케이크와 꽃다발, 그리고 비디오 게임기 선물을 받았다.
끝이 아니었다. 이정후, 김혜성 등 후배들이 김하성의 응원가를 부르며 미리 준비한 안무를 선보였다.
팀의 간판타자인 박병호와 김하성을 잘 따르던 이정후가 김하성의 얼굴에 케이크 세례를 펼친 장면은 송별회의 하이라이트였다.
김하성은 "박병호 선배가 미국으로 떠날 때 송별회를 해줬는데 왜 나는 안 해주냐고 징징댔다. 정말 잘 숨겼더라"며 "깜짝 놀랐다. 준비를 다 해놨더라"고 감탄했다.
이어 "응원가를 불러준 것도 너무 좋았다.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고맙다"며 "선물도 마음에 무척 든다. 원래 미국 출국 전에 사려고 했던 것인데 어떻게 알았는지 해줬더라"고 전했다.
메이저리그 경험을 토대로 자신감을 불어넣어 준 박병호에게 김하성은 특히 고마움을 표시했다.
김하성은 11일 미국으로 출국한다. 김하성이 언제 다시 키움 유니폼을 다시 입게 될지는 알 수 없다.
포스팅을 거쳐 메이저리그에 진출했기에 KBO리그에 복귀하면 일단 키움으로 돌아와야 하지만, 그때가 언제가 될지는 짐작하기 어렵다.
김하성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물러난 뒤 키움이 미국으로 스프링캠프를 오면 좋을 것 같다"며 "우리 팀(샌디에이고)이 애리조나에서 스프링캠프를 하는데 키움도 미국에 오면 애리조나에서 훈련한다. 그렇게 되면 좋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키움 유니폼을 입고 마지막 훈련을 마친 터라 특별한 감정이 들지 않았냐는 말에 김하성은 "팀을 떠난다거나 선수들과 이별한다는 느낌이 아니다. 해외 생활을 마치면 한국으로, 키움으로 돌아와야 하기 때문에 키움에 남아있는 선수라는 느낌이 든다"며 "선수들과 연락도 자주 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그는 "야구를 같이 못 하는 것은 아쉽지만 내가 가진 꿈과 목표가 있었다. 각자 할 것을 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하성은 "내가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들어가 월드시리즈까지 갔으면 좋겠다. 키움도 한국시리즈까지 올라 우승하길 바란다"며 "내가 일찍 끝나서 귀국하면 응원하러 오고 싶다"며 "키움이 가장 오래 야구하기를 바랄 뿐"이라고 응원했다.
마지막으로 키움 팬을 향해 김하성은 "감사한 마음뿐이다. 우리 팀 팬층이 얇은데도 선수들이 의식을 안 할 정도로 응원해주셨다. 정말 감사하다"고 작별 인사를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