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코로나 시대의 이별 연습
2021-01-27 (수)
임지석 / 목사
가까이 지내던 사람이 코로나 확진으로 호흡 곤란 증세를 일으켜 응급실에 실려갔다고 한다. 호흡을 유지하는데 절대적인 산소통을 구할 수 있도록 기도를 부탁한다는 얘기도 들었다. 평소 운동을 좋아하고 특별히 테니스를 치면서 건강에는 누구보다 자신이 있어 보이는 사람이기에 더욱 충격이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작년부터 맹위를 떨치고 있는 코로나 전염병 사태를 겪으면서 죽음이라는 것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들 중에 상당수가 죽음을 맞이해야 했기에 그 공포를 실감할 수 있었던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이 눈앞에서 죽어가는 모습을 보면서도 바이러스에 감염될까봐 손 한번 잡아줄 수 없었던 아픔이 있다. 가족의 죽음에 장례도 제대로 치르지 못하고 서둘러서 떠나보내야 하는 그 고통을 어떻게 말로 다할 수 있을까.
우리 인류는 과거에도 이런 저런 전염병으로 인하여 숱하게 위험한 고비를 넘어온 경험을 가지고 있다. 중세의 흑사병을 비롯해서 근대에 나타난 결핵, 홍역, 신종인플루엔자, 사스, 에볼라, 메르스, 이번 코로나에 이르기까지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분명한 사실은 앞으로 이러한 전염병의 발전 추세가 더했으면 더했지 결코 멈추지 않으리라는 전망이다.
이번 코로나 시국을 보내면서 시간이 허락될 때마다 이별 연습을 하고 있다. 인생에 후회하는 일들이 생기지 않도록 삶을 정돈하고 주위 사람들에게 오랫동안 기억되는 삶을 이루어야 하겠다는 생각이다. 삶의 여정에 예기치 못한 어려움이 닥치기 전 내 자신은 물론이고 주변과의 관계를 잘 정리하고 마감해야 하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사람이 아무리 완악해도 죽을 때가 되면 한번쯤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게 되는데 속절없이 이 세상을 떠나기 전에 자신의 영혼을 위해서 미리 이별 연습을 해두면 어떨까. 무리하게 달려왔던 삶의 여정에서 속도를 조절하고 자신을 돌아보는 여유를 찾을 수 있었으면 하는 것이다. 주변 사람들에게 사랑과 관심을 보이면서 스스로에게 부끄러움이 없는 삶을 이루어야 한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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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석 /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