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3분기, 전 분기비해 1.2%P 올라
▶ 경기부양책등 영향 예금·대출 모두 늘어
한인 은행들의 예대율(예금 대비 대출 비율)이 다시 상승했다. 코로나19 사태 속에 한인은행권의 예금과 대출이 동반 상승하면서 예대율도 함께 상승했다. <도표 참조>
미 서부지역에서 영업하는 10개 한인은행들이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에 보고한 가장 최근 자료인 2020년 3분기(9월30일) 실적에 따르면 한인은행들의 총 예금고는 276억5,994만달러, 대출은 260억7,508만달러로 예대율 94.3%를 기록했다. 95%에 육박하며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전년 동기인 2019년 3분기의 98.0%에 비해서는 3.7%포인트 큰 폭으로 하락했다. 다만 전 분기의 93.1%에 비해서는 1.2%포인트 높아졌다.
한인 은행권의 예대율은 2017년 4분기에 99.7%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한 후 지속적으로 높은 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3분기의 경우 코로나19 사태 속에 급여보호프로그램(PPP)과 SBA 대출 등이 급등하고 연방정부의 경기부양 지원금과 실업수당 지원금 등에 기업과 개인의 예금고도 동반 상승하며 예대율 상승으로 이어졌다.
통상 은행들은 예대율을 감독국의 강력한 권고 수준인 95% 이하로 억제하고 있지만 10개 한인은행 중 자산 순위 1~9위 은행들의 예대율이 일제히 90%를 상회한다. 특히 신한 아메리카의 예대율은 100%를 넘어 101.3%에 달했다. 자산규모 1, 2위인 뱅크 오브 호프와 한미은행의 예대율도 각각 93.6%, 93.0%에 달한다. 반면 자산 규모가 작은 오하나 퍼시픽 은행만 80% 대의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을 보였다.
감독국은 부실 대출에 대비, 은행이 충분한 예금고 확보를 통해 적정한 수준의 예대율 유지를 통한 유동성을 확보할 것을 권고하고 있으며 은행의 급작스러운 예대율 변동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예대율은 높을수록, 특히 90%대를 넘을 경우 은행이 대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만 예대율이 80% 이하일 경우 오히려 대출에 소극적이고 자금을 제대로 운용하지 못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반면 95% 이상 또는 이에 근접하는 예대율은 너무 높아 이상적이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 따라 대다수 주류 은행들은 건전한 현금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80% 대에서 90% 초반 대 사이의 예대율을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한인은행권 관계자들은 한인은행의 예대율이 95% 이하이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예금고 확충에 더욱 많은 노력을 기울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4분기에는 코로나19발 대출과 예금 효과가 많이 사라지면서 예대율이 높아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4분기 예금과 대출 증대가 3분기에 비해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인 은행권의 예금 유치가 아직도 전반적으로 대출 규모에 비해 부진한 이유로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타격과 함께 ▲증시와 부동산 시장 등 경쟁 투자처에 자금이 몰렸고 ▲제로금리 시대로 되돌아가면서 은행 예금 이자 수익률이 증시 등 경쟁 투자처에 비하면 낮은 수준이며 ▲암호·가상 화폐 등에도 투자가 늘었던 점 등이 꼽히고 있다.
한인은행 관계자들은 “예금고가 충분하다면 대출을 더 늘릴 수 있을 것”이라며 “85~95% 예대율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이상적이기 때문에 예금고 확충은 한인 은행권의 공통된 지속적인 과제”라고 말했다.
<
조환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