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이지역 문화계, ‘2021년에도 COVID 19 후유증으로 몸부림칠 것’
▶ SF 오페라, 심포니 등 비대면 공연의 새 트랜드 정착화에 진통 예상
SF 데이비스 심포니 홀 전경
2020년을 코로나19로 통째로 날려버린 베이지역 문화계의 2021년 전망은 어떠할까? 우선 세계 보건 기구(WHO)가 전 세계의 집단면역 형성시기를 내년으로 잡고 있는 가운데 백신 접종을 먼저 시작한 미국은 가을까지는 공연장에 사람들을 불러 모을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그것이 9월이 될지 10월이 될지는 장담할 수 없지만 미국의 공연계는 본격적인 시즌이 시작되는 가을, 정상적인 공연 스케줄을 집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문제는 공연을 실행할 수 있느냐의 여부가 아니라 ‘과연 얼마만큼 많은 사람을 공연장으로 불러낼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 2021년에도 베이지역 문화계는 COVID 19의 후유증으로 참담하게 몸부림칠 것으로 예상된다.
베이지역의 2021년 상반기 공연 스케줄을 살펴보면, SF오페라가 4월 25일 로시니의 ‘세빌리아의 이발사’ 공연을 시작으로 알렉산더 젬린스키의 컴퍼니 개막작 ‘난장이(Der Zwerg)’를 봄철 공연으로 예정하고 있다. SF 워 메모리얼 오페라 하우스측은 또한 지난해 취소됐던 SF 발레 공연을 5월에 시작하여 8월까지 여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그러나 상반기에 추진될 이같은 공연은 현실적으로 실행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KAMSA 청소년 교향악단, SF 매스터 코랄 등 베이지역 한인 음악계를 비롯해 SF 심포니, SF 오페라 등은 9월에 열릴 정기시즌에 대비, 비대면 공연의 현실화 등 보다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대체 방안을 강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공연의 성격에 따라 다르겠지만 오페라나 뮤지컬의 경우 통상 객석의 75% 점유율을 수익분계선으로 잡고 있다. 만약 관객의 안전 문제로 ‘뛰어 앉기’식의 공연이 실행될 경우 객석의 75%는커녕 50%도 장담하기 힘들다. 2021년은 설혹 공연이 실행된다 해도 보다 큰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딜레마에 빠질 공산이 크다. 공연 준비에 드는 각종 경기와 인건비 때문이다.
한국의 경우 콘텐츠진흥원 등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2020년 한 해 동안 조사대상의 18.2%가 온라인 등 비대면 공연을 통한 감상을 시도해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비대면 공연이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편하게 시청할 수 있었다는 점(30.0%), △비교적 제약이 적었다는 점(28.3%), △비용 절감(14.4%) 등의 장점이 있는 것으로 인식했다. 반면 △현장감이 없다(39.3%), △공연이 몰입도가 떨어졌다(20.1%), △예술가들을 직접 볼 수 없다(16.1%) 등을 단점으로 꼽았다.
공연 정상화를 위해 2021년은 비대면 공연의 새 트랜드 정착화라는 진통이 예상된다. 비대면 공연을 성급하게 밀어붙일 경우 현장감 없는 공연의 트랜드화라는 부작용을 예상할 수 있지만, 위의 조사에서 나타났듯 비대면 공연은 시청자들이 시간이나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비용도 절약할 수 있다는 점에서 2021년을 기점으로 앞으로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TV 화면의 질적 향상과 음향 기기의 발달 등으로 앞으로의 추세는 2021년을 원년으로 비대면 공연이 트랜드화될 공산이 크다.
2021년에도 혹독한 바람이 예상되는 가운데 베이지역의 각 공연 단체들은 코로나 변수를 최소화하는 데 중점을 두고 새로운 시도를 계속할 것이다. 한국 서울시향의 경우 코로나19로 불안정해진 공연 환경을 유연하게 대처하기 위해 연간 시즌제 대신 프로그램의 변동 가능성이 낮은 단기 시즌 운영 방식을 택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SF 심포니 등의 경우에도 9월 부터 다음해 6월까지 계속되는 시즌제 대신 3, 4개월씩 단기적으로 프로그램을 운행하는 방식 등 보다 현실적인 프로그램 운영 방식을 채택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외 연주자들이 섭외해야 하는 클래식 장르의 경우 다른 문화 단체보다도 코로나 변수에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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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