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실적부진…한인은행 주가 지난해 ‘제자리 걸음’

2021-01-04 (월) 12:00:00 조환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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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개 은행, 전년 대비 26%~43% 하락

▶ 자사주 매입도 효과 없어, 실적개선이 ‘답’

실적부진…한인은행 주가 지난해 ‘제자리 걸음’
한인은행들의 주가가 지난 1년간 제자리 걸음을 하는 등 전반적으로 부진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한인은행들의 순익감소 등 실적에 직격탄을 날리며 주가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뱅크 오브 호프와 한미, 퍼시픽 시티 뱅크와 오픈뱅크 등 4개 나스닥 상장은행과 비상장 은행인 CBB 은행과 US 메트로 은행 등 남가주에서 영업하는 6개 한인은행 주가 모두 지난 1년간 최고 많게는 40% 이상 하락했다. <도표 참조>

한미은행 주가는 지난 12월 31일 11.34달러(이하 종가 기준)를 기록하며 2020년 나스닥 시장 거래를 마쳤는데 이는 2019년 12월 31일 종가인 14.86달러 대비 43.3%(8.66달러)나 하락한 것이다.


동 기간 퍼시픽 시티 뱅크는 41.5%(7.17달러), 뱅크 오브 호프는 26.6%(3.95달러), 오픈뱅크는 25.7%(2.67달러) 각각 급락했다.

이같은 주가 부진은 비상장 한인은행들도 예외는 아니어서 CBB 은행도 동기간 28.3%(3.15달러), US 메트로 은행은 27.8%(1.11달러) 각각 하락했다.

한인은행 주가는 지난해 52주 최고치와 비교해서도 일제히 큰 폭의 하락세를 기록했다. 뱅크 오브 호프는 지난해 52주 최고점인 15.07달러 대비 27.6%(4.16달러), 한미는 20달러 대비 43.3%(8.66달러), 퍼시픽 시티는 17.09달러 대비 40.8%(6.98달러), 오픈뱅크는 10.72달러 대비 28.2%(3.02달러) 각각 하락했다.

이에 따라 한인은행 주가는 2년 연속 전년 대비 하락세를 기록했다. 한인은행 주주와 한인은행 주식에 투자했던 투자자 입장에서는 지난 2019년과 2020년 2년 연속 주가가 하락하면서 차익을 보기는커녕 손실을 기록했다.

또한 한인은행들이 상장된 나스닥 지수가 지난해 43.6% 폭등하며 지난 2009년 이후 최대 폭으로 상승한 것과도 비교된다.

특히 상장은행인 뱅크 오브 호프와 한미은행, 퍼시픽 시티 뱅크와 오픈뱅크 모두 주가 방어를 위해 지난해 일제히 자사주 매입 처방까지 내놓았으나 기대했던 만큼 주가 부양 효과는 보지 못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한인은행 주식 부진의 가장 큰 원인으로 2019년부터 시작해 지난해까지 이어진 실적 하향과 수익성 악화를 지적한다.

월가와 금융권 관계자들은 “투자자 입장에서 한인은행들이 아직도 경기변화에 민감한 부동산 담보대출(CRE)과 SBA 론 등에 너무 의존하면서 매출 다변화가 시급하고 한정된 한인시장을 두고 예금고와 대출 경쟁을 벌이면서 이자 비용 증가 등의 위험요소를 갖고 있다”며 “이는 하루아침에 해결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분기별로 꾸준한 개선을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특히 상장은행들은 결국 분기별 실적을 통해 주가 상승의 정당성을 입증해야 하는데 한인 상장은행들이 이 부분에서 미진했다”며 “2021년에도 어려운 경영환경이 예상되는 가운데 한인은행들의 실적이 결국 주가 상승 여부에 가장 중요한 잣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환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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