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인간새’ 넘은 뒤플랑티스, 2020년 올해의 육상선수 선정

2020-12-05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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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자부 최고 선수는 베네수엘라의 세단뛰기 스타 로하스

'인간새' 세르게이 붑카(57·우크라이나)를 넘어선 남자 장대높이뛰기 '신성' 아르망 뒤플랑티스(21·스웨덴)가 2020년을 빛낸 육상 선수로 인정받았다.

세계육상연맹은 5일 비대면 방식으로 열린 2020년 세계육상연맹 올해의 육상선수 시상식에서 남자부 최고 선수로 선정됐다.

스웨덴 선수로는 처음으로 이 상을 받은 뒤플랑티스는 "2020년은 나를 포함한 모든 사람에게 힘든 한 해였다. 그러나 많은 이들의 도움 속에 나는 훈련을 하고, 대회를 치르며 몇 차례 좋은 결과를 만들었다"며 "나는 밖에 나가서 더 높이 뛰려고 노력했다. 누구도 깰 수 없다는 붑카의 기록에 도전했고, 결국 해냈다. 더 높이 뛰는 선수가 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전 세계 육상대회가 줄줄이 취소되고, 다이아몬드리그를 재개한 뒤에도 선수들의 이동이 제한되면서 예전보다 규모를 축소했다.

하지만 '신성' 뒤플랑티스는 올 시즌 내내 반짝반짝 빛났다.

뒤플랑티스는 9월 18일 이탈리아 로마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세계육상연맹 다이아몬드리그 남자 장대높이뛰기 결선에서 6m 15를 넘었다.

붑카가 1994년에 작성한 종전 기록 6m 14를 1㎝ 뛰어넘은 세계 신기록이었다.

'인간새'로 불린 붑카는 뒤플랑티스가 세계 신기록을 세우기 전까지, 남자 장대높이뛰기 실외경기 세계 1∼8위 기록을 독식하고 있었다.

하지만 뒤플랑티스가 26년 만에 세계 기록을 바꿔놓으며 붑카의 기록은 2위로 밀렸다.

뒤플랑티스는 미국 장대높이뛰기 선수였던 아버지 그레그 뒤플랑티스와 육상 7종경기와 배구 선수로 뛰었던 스웨덴 출신 어머니 헬레나 사이에서 태어났다. 뒤플랑티스의 형 안드레아스도 장대높이뛰기 선수다.


뒤플랑티스는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어머니를 따라 스웨덴 국적을 택했다.

7세 때 이미 3m 86을 뛰어 '장대높이뛰기 신동'이라고 불린 뒤플랑티스는 2018년 유럽육상선수권대회에서 주니어(20세 이하) 세계 기록인 6m 05를 넘으며 우승, '신성'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2019년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5m 97로 2위를 차지해 성인 국제무대에도 주요 선수로 떠올랐다.

2020년에는 세계 육상 스타로 발돋움했다.

그는 올해 2월 9일 세계육상연맹 인도어 투어미팅에서는 6m 17을 기록, 2014년 르노 라빌레니(프랑스)가 작성한 종전 실내 종목 세계기록 6m 16을 1㎝ 뛰어넘었다.

뒤플랑티스는 2월 16일 실내경기에서 6m 18을 뛰어, 또 한 번 인도어 세계기록을 경신했다.

한때 '불멸의 기록'으로 불리던 붑카의 실외 장대높이뛰기 세계 기록마저 넘어서면서 뒤플랑티스는 '우사인 볼트 이후 최고 육상 스타'로 부상했다.

'세단뛰기 스타' 율리마르 로하스(25·베네수엘라)는 여자부 최고 선수로 뽑혔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따고, 2017년 런던·2019년 도하 세계육상선수권에서 챔피언에 오른 로하스는 올해 실내 여자 세단뛰기 세계 기록(15m 43)을 세웠다.

베네수엘라 선수로는 처음으로 세계육상연맹 선정 최고 선수상을 받은 로하스는 "정말 예상하지 못한 결과다. 믿을 수가 없다"며 "'진정한 최고의 육상선수'로 인정받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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