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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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힘의 정의와 정의의 힘

2020-11-23 (월) 김범수 /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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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면 무엇이 옳은지 그른 것인지 잘 분간 못할 때가 있다. 언제는 그것이 정의롭고 언제는 그것이 정의롭지 못하다고 판명이 날 때가 있다. 그 이유는 이 세상에 그 어느 누구도 정의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버드 대학의 마이클 샌델 교수는 정의를 행복, 자유 그리고 미덕이라는 기준에서 판단할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이런 정의도 부분적으로는 맞지만 전체적으로는 맞지 않을 때가 있다. 그 이유는 행복과 자유, 그리고 미덕이라는 기준이 시간적으로나 문화적으로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의의 기준은 어느 정도 모든 사람이 인정받을 수 있는 수준에 있어야 한다. 정의의 기준과 수준이 낮으면 그만큼 사람들의 삶의 질과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합리적인 정의의 방법을 위해 택한 방법이 민주적인 방법이다.


민주적이라는 것은 모든 사람의 의견을 다 반영한다는 것이다. 한 사람도 제외되지 않고 모든 사람에게 권한을 주는 것이 민주적인 것이다. 그래서 민주적인 방법은 그 결과가 숫자로 결정지어지고, 민주주의에서 정의는 숫자로 결정짓게 된다.

그 숫자는 공리를 반영해야 한다. 많은 숫자가 그렇게 결정한 것은 전체의 이익을 만들어야 한다. 어떤 사람이 훌륭한 지도자가 될 수 있느냐를 결정지을 때 그 결정이 올바르다고 판단 내릴 수 있는 기준은 다수가 결정하면 되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힘의 정의이다. 많은 사람이 결정하면 그것이 정의이고 법이 되는 것이다. 이것이 민주주의이다. 그렇지만 그 다수의 힘의 민주주의가 진정한 정의인가 판단하는 것은 오직 역사뿐이다.

잠시 잠깐의 정의와 불의의 판단은 뒤로 미뤄두고 기다림의 인내를 가져볼 필요가 있다. 특히 선거의 후유증이 머물고 있는 이때는 더욱 그러할 것이다.

<김범수 /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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