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하루 투숙객 10여명에 불과, 코로나 장기화 호텔들 직격탄

2020-10-21 (수) 하은선 기자
작게 크게

▶ 벨보이·밸릿파킹 사라져, 레스토랑도 문닫아 한산

▶ 전국 호텔 33% 도산위기

지난 주 사업차 타주에서 LA에 와 한인타운의 한 호텔에 투숙했던 김모씨는 너무나도 조용한 호텔 분위기에 시름만 더 쌓였다. 코로나19 사태로 가방을 옮겨주는 벨보이와 밸릿파킹 서비스가 사라졌고 호텔 내 레스토랑은 실내 영업이 중단된 상태여서 마치 프론트 데스크 직원과 자신만 호텔에 있는 느낌이 들었다. 체크인을 마치며 “혹시 투숙객이 나 혼자 아니냐”고 물어봤을 정도였다.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호텔업계는 최근 한 두 달 새 영업을 재개했지만 투숙객이 대폭 줄어들어 LA 한인타운 내 호텔들의 경우 객실 점유율이 10개실이 채 되지 않는 나날이 이어지고 있다. 컬럼버스데이 연휴를 지나 연말 할러데이 시즌이 다가오건만 여전히 여행객 급감으로 객실 점유율이 지난해와는 비교가 안 된다.

이처럼 코로나19 사태의 직격탄을 맞은 호텔 업계가 시름하고 있다. 미국 내 호텔들의 3분의 1은 영업을 포기하고 폐업을 해야 할 처지라는 조사가 나올 정도다.


한인 호텔들을 포함해 미국 호텔업계는 투숙객 감소는 물론 각종 행사 취소와 레스토랑 운영 중단 등으로 절체절명의 상황에 몰려 코로나19 종식만을 기다리고 있는 형국이다. 미국호텔매니저협회(이하 HAMA)가 지난 9월7일 103개 호텔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올해 연간 이용가능한 객실당 예상 수익을 낸 호텔은 3% 미만에 불과하며 78%의 호텔들이 절반의 수익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내년 전망도 암울하기는 마찬가지로 HAMA는 2021년 호텔 매출이 2019년 대비 45~60%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구조조정과 비용 절감으로 겨우 버티고는 있지만 미국내 호텔의 33%가 대출금 연체나 채무 상환에 어려움을 겪어 도산이 불가피하다는 조사도 있다. 미국호텔매니저협회에 따르면 약 33%의 호텔 업주들이 대출을 갚지 못해 키를 반납하거나 강제 매각을 해야할 위기에 처해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봉쇄령이 내려지면서 여행이 불가능해진 것이 주요 원인이다. 지난 3월 이후 미국 여행업계는 총 4,150억 달러의 손실이 발생했다. 미국여행협회에 따르면 10월 둘째주 여행 소비지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 감소했다. 2019년 같은 기간 대비 88% 감소하며 최저치를 기록했던 3~4월보다는 나아진 형상이지만 여전히 막대한 손실이다.

<하은선 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