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한나씨, 음식을 소재로 한 작품활동‘드영 박물관 공모 당선’
<정한나씨 작품 ‘My Sweetest Day’>
베이지역에서 활동중인 정한나씨가 드영 박물관 공모 작품에 당선되는 등 음식을 소재로한 작품활동이 조명받고 있다. ‘2020 조용한 전쟁의 생일’이라는 정씨의 작품은 COVID19 사태가 진정되는 대로 드 영 박물관에서 전시될 예정이다.
전라남도 진도에서 태어난 정씨는 전원 속에서 자라며 넓은 바다에서 수영을 하고, 가끔 아버지의 작업실에서 그림을 그리며 어린 시절부터 그림과 친해지기 시작했다. 정씨의 아버지는 나라 정, 깃 한(붓), 아리따울 나, ‘나라에서 아름다운 그림을 그리라’는 뜻의 ‘정한나’라는 이름을 지어 주었다.
진도를 떠난 후 사춘기 소녀는 섬을 그리워하는 방황하는 학생이 되었다. 중학교 3학년 때 담임 선생님의 격려와 칭찬으로 그녀는 그림에 대한 열정을 다시 불태웠고 예술 고등학교에 진학하여 한국화를 본격적으로 그리게 되었다. 미술에 대한 그녀의 사랑은 점점 더 커져 갔고, 대학시절 대한민국 미술대전에서 최연소 입상자로 두 해 연속 특선을 수상하였다. 그러나 예술에 대한 꿈을 안고 대학원에 진학, 동양화를 전공하였지만 진정성 있는 예술의 의미를 찾지 못했다. 졸업 후 가슴으로 느껴지는 예술적 전율, 그 무언가를 찾지 못해 잠시 붓을 놓기도 했다.
예술과 작품, 그 고민을 나누고 싶던 그녀는 2013년 도미, 샌프란시스코 아카데미 오브 아트 대학에서 서양화과 석사과정을 마쳤다. 다른 언어와 문화를 가진 다양한 학우들과 부딪히고 각기 다른 개성을 표출하는 그들과 이제 서로의 문화와 사상을 사랑하는 사이가 되어 그들과 함께 음식을 만들어 먹으며 서로의 이야기를 듣는다. 그리고 정한나씨는 이제 한국 음식 뿐 아니라 다른 나라의 음식에도 흥미를 가지고 그 역사와 문화를 공부하고 있다. 특히 한국에서는 먹지 않던 후식과 다채로운 색상의 매력에 푹 빠졌다. 그녀는 변화된 환경과 새로 만난 친구들, 그들과 음식을 나누고 부대끼며 음식 앞에서 보여지는 인간의 순수하고 본능적인 감정을 깨달아 간다. 그동안 복잡하고 무겁게만 느껴졌던 인간과 예술을 바라보는 시각이 좀 더 단순해지고 명확해지는 것을 이제는 느낀다. 한국에 있었을 때 알 수 없었던 연결고리 그 무언가에 대한 해답이 조금은 정리 된 느낌이다.
요즘 그녀는 사람을 먹이는 음식이 가지고 있는 순수한 정의와 그 시각적인 매력에서 진정한 예술적 내면을 찾고있다. 그녀 앞에 펼쳐진 세상, 눈 앞에 보이는 삶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느끼고 해석하며 그 속에 순수한 감정을 담고 있다. 예술인의 도시 샌프란시스코에서 정한나씨의 예술 여정은 현재 진행형이다.
정한나씨는 “음식은 나에게 아주 특별하다. 크레파스를 녹여 작품을 만드는 과정은 실제 요리와 비슷하다. 불에 냄비를 올리고 크레파스를 넣어 불 조절을 해 녹인다. 큰 볼에 녹인 크레파스를 믹서기를 사용해 걸쭉하게 빵 반죽처럼 만든다. 크레파스 반죽을 도마 위에 올려 농도를 조절하고 말랑말랑해진 반죽을 가지고 요리 하듯 음식으로 빗는다. 형태와 색을 조합하여 정성스럽게 요리한 크레파스 음식들은 이렇게 나의 아련한 추억과 삶의 경험 속 음식으로 판넬 위에 재탄생 된다”며 작업과정을 소개했다.
조선대학교 미술학과를 졸업하고 성신여대 동양화과 대학원을 졸업한 정씨는 SF Academy of Art Universty를 나와 각종 그룹전, 아트 페어 등에 참가하면서 활발한 작품활동을 펼치고 있다. 정씨의 작품은 www.hanajung-art.com를 통해 엿볼 수 있다.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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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