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취약군, 집에서 코로나 피할지 열병 걸릴지 고를 처지”
[로이터=사진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이 진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더위가 찾아오면서 취약계층이 또 한 번 위기에 놓였다.
CNN방송은 26일 "코로나19 취약군 상당수가 무더위에도 약하다"면서 "코로나19와 폭염은 위험한 조합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65세 이상 노인과 영유아, 만성질환자, 운동선수, 야외노동자, 저소득층 등을 무더위 취약군으로 분류한다.
폭염과 건강의 관계를 연구해온 데이브 혼두라 애리조나주립대 도시기후연구센터 연구원은 "코로나19만 생각하면 (바깥보다) 집이 더 안전하다"라면서 "그러나 집에 냉방시설이 충분하지 않거나 집안 온도를 조절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다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혼두라 연구원은 "집안이 매우 더운 사람으로서는 집에 머물며 코로나19 위험은 피하지만, 열병에 걸릴 위험을 감수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폭염은 많은 인명피해를 낳는 자연재해다.
CDC 기후연구팀 폴 슈람 박사에 따르면 미국에선 연평균 702명이 폭염으로 사망해 허리케인이나 홍수, 토네이도로 인한 사망자보다 많다.
특히 기온과 습도가 함께 높으면 신체가 땀을 흘려 체온을 낮추지 못하면서 체온이 과도하게 올라 뇌와 장기에 손상을 입힐 수 있다.
문제는 기후변화로 폭염일 수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2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에 실린 논문을 보면 1960년부터 2012년 사이 북반구에서 '유달리 더운 날'이 닷새 이상 늘었고 이날들은 다른 날들보다 기온이 약 1.5도 높았다.
또 온실가스를 줄이지 못하면 2100년에는 북반구 대부분 지역에서 여름철 4분의 3 이상이 밤낮없이 거의 종일 폭염이 이어지는 날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노인과 유색인종 등 취약계층은 이미 코로나19에 큰 타격을 입은 상태다.
CDC가 지난 2월 12일부터 5월 18일 사이 미국 코로나19 사망자 5만2천166명 가운데 1만여명을 별도로 분석한 결과 75%가 65세 이상이었다.
인종별로는 백인 35%, 흑인 24.9%, 히스패닉 6.3%, 아시안 2.9% 등이었다.
그러나 65세 미만 사망자만 보면 히스패닉이 34.9%, 백인 외 인종이 29.5%를 차지해 백인(13.2%)보다 '유의한 수준'에서 많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