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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A5법안과 UC

2020-07-27 (월) 지나 김 어드미션 매스터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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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A5법안과 UC

지나 김 어드미션 매스터즈 대표

얼마 전 UC가 발표한 올 가을학기 신입생 관련 통계에 따르면 가장 많은 합격자를 배출한 인종은 라티노로 나타났다.

UC계열 합격자 7만9,953명 중 라티노는 36%인 2만8,662명으로 가장 많았고, 그동안 줄곧 1위를 지키던 아시안 학생은 2만7,771명으로 35%를 기록하며 2위로 자리바꿈 했다.

이같은 역전은 라티노 인구가 차지하는 비중, 그리고 대학입학에 대한 교육열이 바탕이 됐을 것이라고 본다. 그리고 이같은 라티노 학생들의 합격자 증가는 앞으로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런데 이 통계에서 관심을 모으는 것은 UC계열 중 상위권 캠퍼스의 합격자 인종 분포이다. 버클리, LA, 샌디에고 캠퍼스는 공립임에도 불구하고 웬만한 명문 사립대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우수한 학생들이 몰리는 곳이다. 이 3개 캠퍼스만을 놓고 본다면 여전히 아시안 학생들이 주류하고 할 수 있다.

버클리의 경우 아시안, 라티노 백인 학생들의 합격자 비율을 보면 42%, 29%, 19%로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또 UCLA의 경우에는 각 42%, 23%, 23%로 역시 아시안이 가장 많다. 샌디에고 캠퍼스는 더욱 격차가 커 아시안이 전체 합격자의 절반 가까운 47%를 기록한 반면, 라티노 23%, 백인 22%를 보였다. 여전히 상위권 캠퍼스는 아시안이 차지하는 셈이다.

시간을 돌려 1996년으로 가보자. 당시 한인들은 생소한 단어를 접하게 됐다. ‘어퍼머티브 액션’이란 것으로 이는 1960년대 소수계 인종차별 없이 취업이나 학교 입학 시 동등한 기회를 보장하기 위해 만들어진 중요한 법이었다.

그런데 1996년 이를 폐지하자는 주민발의안 209가 등장하자 소수계 커뮤니티는 발끈했다. 인종차별 보호장치가 사라지는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 법은 통과돼 1997년부터 본격 발효됐고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그러면 어퍼머티브 액션 폐지 이후 UC계열 학생들의 인종별 비율은 어떤 변화가 왔을까?

UC 자료에 따르면 계열전체 변화를 1994년부터 봤을 때 가장 많은 인종은 백인학생이었다. 하지만 이 법 폐지 이후 매년 조금씩 감소세를 보이더니 2009년 즈음부터는 아시안 학생 밑으로 떨어졌고, 2015년을 전후해 라티노 학생들에게 추월당했다. 하지만 버클리와 LA캠퍼스는 이 법 폐지에 상관없이 그 전이나 이후에도 아시안 학생들이 확실한 주류를 유지해 오고 있다.

한편 라티노 학생들은 이 법 폐지 이후 1999년까지 뚜렷한 감소세를 보이다 그 이후부터 점점 상승세가 뚜렷해 지더니 마침내 이번에 UC계열 중 합격자 인종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게 됐다. 반면 흑인학생들은 폐지 시점으로 크게 감소한 뒤 큰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


최근 이 어퍼머티브 액션을 부활시키자는 법안(ACA 5)이 주 상하원을 통과하면서 다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민주당이 절대적 우세를 점하는 상황인데다 UC평의회와 주지사의 지지를 받고 있는 만큼 11월 선거에서 소수계 우대정책 금지법인 주민발의안 209 폐지를 붇는 주민투표가 실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학은 준비된 학생, 목표가 분명한 학생이 들어가는 곳이고, 이를 위해 인종을 떠나 모든 학생들이 학업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모두가 한결같이 보다 밝은 미래를 꿈꾸면서 말이다.

그런데 신입생 선발에서 강제적인 잣대를 들이대게 된다면 결국 또다른 역차별 논란을 불러올 수 있다.

이미 UC가 SAT나 ACT를 입시요강에서 제외키로 한 것에 대해서도 일각에서는 우려의 시선을 갖고 있다. 심지어 UC 내부에서도 대체 시험이 만들어질 때까지 이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지만, 결국 무시되고 말았다.

이 와중에 ACA 5란 법까지 등장하니 반응은 더욱 민감해질 수밖에 없음을 정치인이나 UC관계자들은 이해해야 한다.

UC가 오늘의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이유는 우수한 교육환경과 치열한 경쟁을 뚫고 들어간 인재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즉 모든 것은 사람에 의해 진행되고, 그것에 의해 발전된다.

UC 안에서도 이같은 다양한 의견을 듣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UC의 교육의 질을 유지할 수 있는 다각적인 방법과 합리적인 정책이 뒷받침될 것이라고 믿는다. (855)466-2783
www.theadmissionmasters.com

<지나 김 어드미션 매스터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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