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면 끝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는 여지없이 무너졌다. 코로나 종식은커녕 오히려 재확산이다. 오프라인 개학도 물 건너가며 또 다시 전면 온라인 수업이다. 올 대입전형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져만 간다. 코로나 여파로 표준화시험 등의 주요 일정이 뒤죽박죽이 되고 표준화시험을 대입전형에서 제외한다는 주요 대학들의 발표도 잇따른다.
대학들의 이런 저런 발표 사이에서 수험생들은 어떻게 대입 전략을 세우고 또 어떻게 조정해야 할지 난감하고 마음만 분주하다.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사상초유의 대입 사태다.
하지만 아무리 코로나 사태가 미국을 휩쓸고 장기화된다고 해도 대입전형은 치러질 것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아무리 팬데믹 상황이라고 해도 대입 전형의 ‘큰 틀’은 유지될 것이라고 말한다. 즉 학교성적은 기본, 과외활동, 대학진학 열정, 표준화시험 등 가능한 모든 것을 리뷰할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코로나 사태로 인한 지원자들의 여러 가지 사정 등 주변 환경을 충분히 고려하고 참고할 것이다.
이제 수험생들은 코로나 팬데믹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큰 틀’을 바라보며 철저하게 대입을 준비하고 전략을 세워야 할 것이다. 우선 곧 다가올 온라인 개학을 철저히 준비하자. 비록 학교에 가지는 못하더라도 오프라인 때와 같은 마음자세로 나름대로 원격수업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원격수업의 경우 다양한 부분에서의 평가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대학들은 아카데믹 부분의 경우 코로나로 인한 다양한 여건까지 모두 감안하고 반영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예를 들면 SAT, ACT의 시험 취소와 연기, AP 시험의 변경사항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대학들은 아마도 코로나 이전과 이후의 성적을 참조하여 성취도를 가늠하고 평가할 것이다.
과외와 봉사활동도 수험생들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일 것이다. 코로나 사태로 학교가 문을 열지 못하면서 교내 활동은 모두 올 스톱됐고 교외 활동 역시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인해 옴짝 달싹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지원서를 작성할 때 과외활동을 ‘빈칸’으로 남겨둘 수는 없을 터. 우선 지금부터라도 코로나 사태 이전에 해왔던 과외활동들을 상세하고 구체적으로 기록할 수 있도록 정리하자.
코로나 사태로 인한 봉사활동의 어려움을 감안할 때 어쩌면 지금은 자신을 고스란히 보여줄 수 있는 좋은 봉사활동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주변을 둘러보면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곳은 너무 많다. 불우이웃 음식 배달을 보조해주거나 초중학생을 위한 온라인이나 이메일 튜터링 같은 활동도 대학들이 눈여겨 볼만한 ‘훌륭한 헌신’이다. 대학들은 팬데믹 기간에도 지원자의 활동 내용을 통해 열정과 리더십, 잠재성을 파악하기도 한다.
에세이 작성에도 많은 공을 들여야 한다. 특히 에세이는 하루아침에 완성되는 것이 아니고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한다. 지원자들의 캠퍼스 방문 등이 모두 불가능한 상황에서 에세이는 지원자의 열정과 입학의지를 잘 나타낼 수 있는 부분이다.
최근 몇 년간 주요 대학들이 에세이와 함께 추천서의 비중을 높이는 추세라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코로나 사태로 학업과 과외활동이 장기간 올스톱 된 상황에서 지원자의 열정, 능력, 책임감, 잠재성, 인성 등을 한꺼번에 알 수 있고 그것도 학교 관계자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판단한 내용은 올 입시에서 아주 비중 있게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교사와 카운슬러는 이번 같은 비상 대입 상황에서는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을 알아둬야 한다. 꽉 막힌 상황에서 혼자 하려고 애쓰는 것보다 이들 선생님과 상의를 하고 뭔가 조언을 받으며 자신의 대입 전략이나 진로에 대한 계획을 수립하라는 것이다.
올 입시는 조금 강하게 표현하면 ‘자기 관리의 싸움’이다. ‘철저한 자기 관리’는 위기상황에서 더 빛을 발하게 마련이다. 자기관리를 잘하는 수험생은 이길 것이고 자기관리에 실패한 수험생은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할 것이다.
코로나 팬데믹 속 치러지는 대입 전형이 버겁고 힘겹겠지만 중요한 사실은 나만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수험생들의 문제라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인생의 다른 일과 마찬가지로 대입 역시 결국 끝까지 흔들리지 않고 페이스를 유지하는 사람이 이기는 싸움이다.
<
이해광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