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지 인종차별’ 수십 년 만에 없앴다
2020-07-23 (목)
▶ 한 목사의 노력으로 백인-흑인 구분 울타리 철거
미국에서 인종차별 철폐 운동이 확산하는 가운데 텍사스에서 백인과 흑인 묘지를 구분했던 울타리가 수십 년 만에 철거됐다고 AP 통신이 19일 보도했다.
텍사스 동부 작은 마을인 미니올라에서는 지난 15일부터 나흘에 걸쳐 390m 길이의 철조망 울타리가 철거됐다.
이 울타리는 수십년 간 흑인 무덤이 있는 시립묘지와 백인 묘지인 시더스 메모리얼 가든의 경계선 역할을 해왔다. 이 마을 침례교 목사인 드미트리우스 보이드는 2007년부터 울타리 철거를 추진해오다 지난 5월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을 계기로 인종차별 철폐 운동이 확산하면서 숙원을 이루게 됐다.
그는 흑인 측 요청으로 울타리 철거를 백인 측에 제안했고, 양측을 오가며 이견을 조율한 끝에 지난 19일 철거를 마무리했다.
보이드 목사는 NBC 방송에서 “다 함께 협의해 해결책을 찾았다는 게 대단하다”라면서 “묘지를 하나로 합쳐 운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백인 묘지 측인 시더스 메모리얼 가든의 데이비드 콜렛도 울타리 철거에 환영의 뜻을 밝히고 “하나의 묘지가 되도록 머리를 맞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