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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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산의 사회 환원 커뮤니티 키운다

2020-07-03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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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영리 ‘만희코주재단’의 박형만 회장이 4,000만 달러가 넘는 자신의 신축 아파트 건물을 사회 환원을 위해 쓰겠다고 밝혔다. 건물의 소유권을 비영리재단에 귀속시키고 여기에서 나오는 수익금을 모두 커뮤니티 자선기금으로 사용하겠다는 박 회장의 결단은 신선한 충격과 함께 재력가들이 적지 않은 한인사회에 귀감이 되고 있다.

박 회장은 LA 이민생활 53년의 한인사회 대표적 올드타이머로, 그동안 재산의 사회환원 약속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초기 이민의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아메리칸 드림을 이룬 그는 24년전부터 고향인 충남 공주에서 소년소녀가장, 장애인, 무의탁노인의 생활지원금을 꾸준히 전달해오는 등 오랫동안 알게 모르게 많은 기부 활동과 자선사업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회 환원 결정이 느닷없이 나온 게 아니라 평소의 확고한 신념과 나눔의 정신에서 비롯됐음을 알 수 있다.

이처럼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자산가들 덕분에 한인사회는 큰 보폭으로 발전하며 다민족사회에서 앞서가는 커뮤니티를 일구어올 수 있었다. 한인사회의 대표적인 ‘기부왕’으로 불리는 M&L 홍 재단의 홍명기 이사장이나 최근 사재 50만 달러를 쾌척해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경제적 타격을 입은 한인 대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기로 한 UMKH 사회사업재단 이응목 회장 등이 그 좋은 예다.


기부문화가 정착돼있는 미국에서는 자산가들의 ‘필랜스로피(Philanthrophy)’, 즉 자선기부 활동이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한인사회에서는 큰 부를 일구었어도 이를 커뮤니티를 위해 사용하는데 인색한 경우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힘들게 이룬 부일수록 남을 위해 쓸 때 더욱 가치 있다는 점은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와 같은 어려운 상황일수록 나눔과 박애, 헌신의 정신은 더욱 빛을 발한다. 특히 인종차별 이슈가 무거운 짐을 던지고 있는 요즘, 이웃과 지역사회를 생각하고 공동 발전을 도모하는 것이 우리의 커뮤니티를 지탱하고 함께 미래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이다.

박형만 회장의 재산 사회 환원 발표를 계기로 커뮤니티 기부와 공헌 사업에 헌신하는 한인 자산가 및 기업들이 더욱 많아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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