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아시안 인종차별 적극 대처하자

2020-06-26 (금) 12: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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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내 아시안을 겨냥한 증오범죄와 인종차별 행위가 위험수위를 넘어서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비드 19) 사태가 이어져온 지난 3개월여 동안 관련 단체에 신고된 사례만 해도 2,000여 건에 달한다. 한인들이 인종적 편견의 대상이 돼 타인종으로부터 차별적 언사나 욕설뿐 아니라 폭행까지 당하는 사례들도 줄을 잇고 있다.

아시아계에 대한 인종차별은 이전에도 존재해왔다. 그러나 최근 그 수가 급증하고 심각한 사례들이 부각되고 있는 것은 코로나 팬데믹의 위기 속에서 그 책임을 중국으로 돌리려는 편견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정치적 의도로 아시안에 대한 편견과 증오를 부추기는 세력이 기승을 부리는 것도 무고한 아시안들을 희생양으로 만드는 원인이 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주 가진 두 차례 유세 행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중국을 비하하는 뜻에서 ‘쿵-플루’로 지칭한 것이 대표적 예다.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가 지지기반에 어필하기 위해 차별적이고 분열적인 자극적 언사를 거침없이 내뱉는 것은 실로 위험하고 무책임한 처사로 지탄받아 마땅하다. 그의 발언에 백인 다수의 유세장 청중이 환호하는 장면은 미국 주류사회의 이면에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는 아시안 차별 의식을 그대로 보여준다.


그 불똥은 고스란히 한인들에게 튀고 있다. LA와 뉴욕 등 미국의 주요도시에서 아시안 대상 차별 행위와 증오범죄가 빈발하고 있고, 이민 1세들뿐 아니라 이 땅에서 태어난 2세, 3세들에게도 무차별적으로 향하고 있다. 개인은 물론 커뮤니티 차원에서 더욱 큰 경각심을 가지고 대처해야할 이유다.

이제는 이같은 인종차별에 적극적으로 맞서 싸워야할 때다. 절대 피하거나 소극적으로 대처하지 말고 반드시 신고함으로써 목소리를 내야한다. 한인들이 더 이상 소수계 이민자가 아니라 미국사회의 당당한 일원이자 참여자로서 기여하고 있다는 것을 알려야 한다. 또한 차별받고 있는 타 커뮤니티와의 연대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 유색인종 단체들간의 협력과 네트웍 구축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가장 중요한 일은 선거마다 적극적으로 나가 한 표를 행사하는 일이다. 정치인들이 한인들의 목소리와 요구에 귀 기울이고 이를 반차별 정책에 반영하도록 노력하는 일만이 미국사회의 뿌리 깊은 편견을 바로잡을 수 있는 가장 큰 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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