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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숙기 한국도서재단 이사장 별세

2020-05-29 (금) 김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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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일 오전 11시 다이아몬드 헤드 장의사에서 영결식

문숙기 한국도서재단  이사장 별세
미국 내 최초로 주립도서관 시스템을 이용해 한국어 도서대출을 가능하게 한 문숙기 한국도서재단 이사장이 지난 25일 메모리얼 데이 정오에 퀸스병원에서 별세했다.

향년 79세. 유족으로는 부군 유진 문씨와 1남이 있다.

영결식은 6월16일 오전 11시 다이아몬드 헤드 장의사(535 18th)에서 한의준 목사의 집례로 열린다.

고인은 1981년 하와이로 이주해 와 비즈니스 우먼으로서 이민생활 터전을 다진후 주정부 예산이 부족해 주립도서관에 한국어 도서를 구입할 수 없게 되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1996년 문스북 클럽을 조직해 커뮤니티 차원에서 주립도서관에 한국어 도서 구입비를 지원하는 활동을 시작했다.

2010년 7월 폐암 말기 선고를 받고, 자신의 전 재산을 한국어 도서구입을 위해 기부할 의사를 밝혔고 그 결심을 실천에 옮겼다.

2011년 1월27일 100만달러를 주립도서관에 기부하고 한국도서재단을 설립했다.
한국도서재단은 매년 4회 2천여권의 한국 신간도서를 구입해 주민들에게 대출하고 있다.

이로써 하와이 주립도서관 시스템이 존재하는 한 영원히 한국어 도서구입 중단은 없을 것이라며 흐뭇해 했다.

폐암 말기 판정을 받고 시한부 삶을 살면서도 도서재단에 쌓여가는 3만여권의 한국어 신간도서가 오아후는 물론 이웃섬 거주 한인들에게도 대출되고 그 현황을 살피는 것은 고인의 삶의 원동력이 되었다.

고인은 10년 이상 덤으로 주어진 그녀의 삶을 오롯이 한국도서재단이 흔들림 없이 공고한 기반을 다지는데 매진했다.

고인은 생전에 “배운 것도 없는 사람이 정말 사심 없이 이 일에 미치지 않았다면 그리고 미 공무원 조직 시스템을 잘 알고 있는 남편의 전략과 전폭적인 지원이 없었다면 오늘의 결실은 불가능했다”고 단언한 바 있다.

문숙기가 이루어 낸 '하와이 한국도서재단' 의 역사에는 이민의 나라 미국에서 소수민족이 성공적으로 스스로의 권익을 찾아가는 모범답안이 담겨 있다.

한편 한국정부는 지난 2018년 한국도서재단 설립자 문숙기/유진 부부에게 국민훈장 석류장을 수여했다.

<김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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