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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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통합형과 분산형

2020-05-18 (월) 김창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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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 스크루테이프가 조카 웜우드에게 단호하게 말했다. ‘네가 돌보는 환자가 신앙을 갖게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나는 불쾌했다. 하지만 아직 걱정할 필요는 없다. 네가 할 일은 단 한 가지면 족하다. 그 사람의 마음을 분산시켜 놓기만 하면 된다. 그 사람 마음속에 일어나는 염려를 과장해서 말하라. 그러면 그 사람의 마음이 분산되어 신앙을 포기할 것이다. 그 다음, 그 사람이 해야 할 중요한 일에 집중하지 못하도록 마음을 분산시키라. 집중해야 할 일을 붙잡지 못하는 사람은 흔들리는 삶을 살게 된다.’” (C.S. 루이스의 ‘스크루테이프의 편지’중에서)

스크루테이프는 노련한 은퇴 악마다. 웜우드는 이제 막 악마 공부를 시작한 초보 악마다. 웜우드는 초신자를 미혹하여 넘어트리는 비법을 경험 많은 삼촌으로부터 교습받고 있다. 두 악마가 인간을 넘어트리는 데 사용하는 수법은 ‘분산’이다.

사격과 양궁선수의 기본훈련이 있다. 바늘구멍을 통하여 먼 과녁을 응시하는 훈련이다. 이 훈련을 반복함으로 고도의 집중력을 기른다. 관심의 영역이 넓으면 집중력은 하락한다. 작아도 부족해도 좋다. 목숨을 걸고 한 가지 목표에 집중하면 그 분야의 대가가 된다. 스위스를 보라. 작은 시계 하나에 집중해서 최상위 선진국이 되었다.


쇼펜하우어는 말했다. “지성의 힘은 얼마나 집중하느냐의 문제이지, 얼마나 범위가 넓으냐의 문제가 아니다.” 그라시안은 말했다. “몰입에서 탁월함이 나오며, 집중력에서 숭고한 일을 성취하는 영웅이 탄생한다.”

이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존재한다. 첫째는 통합형의 사람이고, 둘째는 분산형의 사람이다.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 그것은 전적으로 자신의 선택의 몫이다.

<김창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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