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8명 확진·4명 사망 레돈도비치 양로원 등 LA카운티 내 120여곳서 감염사례 잇달아
▶ 당국 “집이 더 안전할 수도” 일부 퇴원 조치

노인들이 많은 장기 양로시설에서 코로나19 감염 사례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8일 리버사이드의 매그놀리아 너싱센터에서 방역복을 입은 직원들이 노인 환자들을 옮기고 있다. [AP]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 속에 코로나19에 취약한 노년층이 거주하거나 머물고 있는 양로원과 장기 요양시설 등에서 집단 감염 사례가 많아지고 있어 보건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이에 따라 캘리포니아 주정부와 LA 카운티 보건국 등 당국은 이같은 양로 시설에 가족을 두고 있는 주민들에게 상황에 따라 노인들을 퇴원시켜 집으로 데려올 것을 공식 권고하고 나섰다.
바바라 페러 LA 카운티 보건국장은 지난 7일 코로나19 일일 브리핑에서 “재택근무 하는 사람들이 늘어났으니 집에서 노년층 가족 일원들을 보살필 수 있는 여건이 된다면 그렇게 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보건 당국의 이같은 권고는 노인들이 모여 있는 양로시설에서 코로나19 확진자나 증상 의심자들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 따른 것이다.
LA 카운티 보건국에 따르면 최근 38명의 확진자와 4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레돈도비치 양로원을 포함해 현재 LA카운티 내 120곳 이상의 장기 양로시설에서 코로나19 감염 사례들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리버사이드 카운티의 한 양로시설에서는 8일 12명이 넘는 넘는 직원들이 건강상의 이유로 한꺼번에 이틀 연속 결근을 하자 100여 명에 달하는 거주 노인들의 안전을 위해 다른 양로시설로 긴급 이송하는 상황도 벌어졌다.
이날 리버사이드 카운티의 매그놀리아 너싱센터는 카운티 내 다른 시설로 총 84명의 노인들을 이송시켰다고 LA 타임스는 전했다. 이 센터에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노인 34명, 직원 5명 등 총 39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 당국에 따르면 미 전역 수백곳의 양로시설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노인들이 감염될 경우 치사율이 매우 높게 나타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보건국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LA 카운티에서 발생한 173명 코로나19 사망 사례들 가운데 20%에 달하는 36명이 장기 양로시설에 머물고 있었던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감염자가 많이 발생한 레돈도비치 켄싱턴 양로원의 대변인 안드레아 옵스톤은 “양로원에 있는 노인들 중 스스로 식사와 약을 먹으며 비교적 혼자서도 생활이 가능한 경우 퇴원해 집으로 돌아가도 무방하다”며 “하지만 전문가의 관찰 및 도움이 필요한 노인들에게는 퇴원 조치가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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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