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 짧다는 말은 누구나 인생을 살아 본 사람은 느끼고 말한다. 물론 젊었을 때에는 실감 하지 못하는 사실이다. 이제 100세 시대가 왔다고 오래 길게 살 것이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초등학교 때 제 2차 대전을 경험 하고, 고등학생 때 6.25 전쟁을 겪고, 대학생 때 4.19를 겪었던 본인은 긴 인생을 살았다고 할 수 있겠으나 나이가 많아 질수록 인생의 짧고 무상함을, 그리고 약함을 느끼게 된다.
특히 요즈음 ‘코로나 바이러스’라는 무서운 유행병 앞에서 인생의 약함을 더욱더 느끼게 된다.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는 말을 누가 했는지, 참 진리임을 새삼스레 느끼게 된다. 본인은 금년에 베토벤 250 주년 행사를 통해 그의 생은 짧았지만 그의 음악이 지금도 살아 있음을 다시 한번 느꼈다.
금년 베토벤이 살아 있으면 250세가 되는 해다. 음악계에서는 여러가지 기념 행사를 하면서 그가 남겨 놓은 많은 곡들 중에 가장 위대한 곡들을 연주하는 행사를 카네기홀에서 가졌다. 본인은 클래식 뮤직을 좋아 하고 특히 베토벤을 좋아해, 중학생 때부터 옛날 유성기로 교향곡 5번 ‘운명’을 듣고 또 들으며 즐겼다. 6.25사변에 피난 갔다 오니, 유성기는 없어졌어도 ‘LP’시대가 와 교회 학생회에서 음악 감상회를 하며 베토벤을 듣던 기억이 난다.
베토벤의 250주년 행사, 꼭 참석하고 싶어, 행사의 마지막 회가, ‘교향곡 8번과 9번 카네기홀 연주’가 2월 24일에 있었다. 나는 표를 사려고 삼주 전에 인터넷으로 찾았다. 놀랍게도 카네기홀 좌석은 완전히 매진되고 맨 뒤에 세 자리가 남아 있었다. 나는 즉시 150달러 되는 비싼 표를 석 장을 사고 가장 가까운 두 사람을 초대해 참석 할 수가 있었다.
베토벤이 마지막으로 작곡했다는 9번 심포니는 제5 악장이 유명한 ‘기쁨의 노래’ (Ode to Joy), 수백 명의 합창대가 노래하는 인류 형제애의 메세지를 담은 합창을 들으며 감동의 눈물이 나옴을 금할 수 없었다. 이 곡을 작곡할 때, 베토벤은 54세, 이미 귀가 안들리는 상태였다. 첫 공연을 손수 지휘 했는데 듣지 못해서 연주자의 바이올린의 활의 움직임을 보면서 지휘했다고 한다. 3년 후 57세를 일기로 그는 세상을 떠났으나 그날 밤 그의 음악은 살아 있었다.
그와 같은 시대에 산 모차르트. 그는 9살에 교향곡을 작곡하는 천재였으나, 35세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그의 갑작스런 사망의 원인을 두고 여러 설이 있으나, 당시 유럽을 휩쓴 유행병일 수도 있다는 말도 있다. 그의 인생은 짧았으나 그의 예술은 길지 않은가!
그러나 예술 보다 더 긴 것이 있다. ‘코로나’ 라는 말이 ‘왕관’이란 뜻인데, 부활절에 우리는 바이러스 보다 더 강한 왕관을 믿는다. 가시로 만든 왕관을 쓰고 십자가에 돌아가신 그리스도! 그의 부활의 진리와 사랑의 구원은 영원하지 않은가!
<
김해종/ 목사·전 연합감리교회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