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소심한 왕따에서 ‘스타 안무가’로

2020-03-25 (수) 12:00:00 고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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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아킴, 유튜브 구독자 수 2천만명

소심한 왕따에서 ‘스타 안무가’로

18일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원밀리언 댄스 스튜디오의 공동대표이자 수석안무가인 리아킴이 즉흥적인 안무를 선보이고 있다. [정준희 인턴기자]

방탄소년단, 블랙핑크 같은 K팝 월드스타나 SM 빅히트 JYP YG 같은 기획사 정도는 돼야 이룰 법한 성과를 낸 주인공은 안무가 리아킴(36ㆍ본명 김혜랑)의 ‘원밀리언 댄스 스튜디오’다. K팝 그룹을 빼면 국내에선 키즈채널 ‘보람튜브’(2,400만명)에 이은 2위다.

리아킴은 “처음에는 100만명을 목표로 삼고 원밀리언으로 이름을 지었는데 벌써 1,990만명이나 돼 이름을 원빌리언(10억)으로 바꿔야 하는 게 아닌지 모르겠다”며 웃었다. 인터뷰 당시만 해도 1,990만명이었던 구독자는 며칠 사이 10만명이 늘어 2,000만명을 돌파했다.

그는 “과거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안무를 짜는 사람 정도였지만 이젠 방송 출연도 많이 하게 되고 광고도 찍는 등 활동 영역을 확장할 수 있게 됐다”며 구독자와 팬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지난 1년 사이 책도 두 권이나 냈다. 지난해 출간한 에세이 ‘나의 까만 단발머리’가 평소 들려주고 싶었던 이야기를 적은 것이었다면, 최근 낸 포토북 ‘리얼리티, 노 리얼리티’는 그간 자신이 보여주고 싶었던 이미지를 사진으로 표현해낸 책이다. 리아킴은 K팝의 한 구성요소에 지나지 않았던 안무를 독자적인 장르로 승화시켰다는 평을 듣는다. 그의 춤에는 파핀, 힙합, 재즈 댄스, 현대무용 등 다양한 요소가 파도 치듯 격렬하게 충돌하며 뒤섞인다.

각종 세계 댄스 경연대회에서 1위를 차지하고, SM JYP YG 등 내로라하는 K팝 기획사에서 수많은 아이돌 그룹에게 춤을 가르쳤으며, 마마무 선미 등 유명 가수들의 안무를 짠, 최고의 춤꾼이었지만 그에게도 어려운 시절은 있었다.

아이러니하게도 36년 인생의 바닥은, 세계 최고의 춤꾼이 된 뒤 찾아왔다. 그래서 유튜브 채널을, 댄스 스튜디오를 열었다. 작게 시작했으나 지금은 60여명이 근무하는 국내 최대 안무 기획사가 됐다. 리아킴은 이제 수직으로 올라가는 삶이 아닌 수평으로 넓어지는 삶을 꿈꾼다고 했다. 예술가로서, 사업가로서 보다 폭넓은 일을 해보고 싶다는 것이다.

춤꾼으로서 목표는 좀 뜻밖이다 그는 “우선 ‘마카레나’ ‘강남스타일’처럼 누구나 할 수 있는 쉬운 춤을 추고 싶고, 또 하나는 내 내면의 감정과 감성을 하나의 작품으로 표현해보고 싶다”며 “대중과 소통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진짜 춤’을 즐기는 안무가로 살고 싶다”고 말했다.

<고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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