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코로나 위기 속 대입 수험생들의 대처

2020-03-20 (금) 이해광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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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바이러스가 미국과 전 세계를 강타하며 모든 일상이 마비됐다.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대혼란이다. 경제, 사회, 문화 등 미국 곳곳이 올스톱 된 가운데 특히 휴교령으로 갈 곳을 잃은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그야말로 멘붕 상태다. 이번 주초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학교 중 최소한 70%가 2~3주 휴교 상태에 들어갔다. 초중고교가 4월 초 일주 가량 봄 방학에 들어가는 것을 감안하면 이번 휴교령으로 학교들은 최소 한달 간 문을 닫는 셈이다.

하지만 이 정도에서 끝날 것 같지 않아 불안하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캘리포니아 내 공립학교들이 여름방학 전까지 문을 열지 못할 것 같다”고 밝혔다. 코로나가 제때 잡히지 못한다면 기약 없는 휴교 장기화까지 각오해야 한다.

이런 상황 속에서 대입을 코 앞에 둔 수험생들과 학부모들의 속은 더 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대입 준비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대입 전형 일정은 제대로 진행될 수 있을지 초조하기만 하다. 우려가 현실로 다가오는 느낌이다.


대입 전형의 가장 중요한 기준 중 하나인 양대 표준화시험이 모두 펑크 나거나 연기됐다. 4월4일 예정된 ACT 시험은 6월13일로 조정됐으며 5월2일로 치르기로 했던 SAT는 취소되고 아직 추가 일정을 잡지 못했다.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시험 일정 자체가 미궁 속으로 빠질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5월에 2주 동안 예정된 AP 시험은 아예 집에서 시험을 치르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보통 4~5월 표준화시험은 내년 가을학기 대학 입학 예정인 11학년생이 가장 많이 응시한다는 점에서 수험생들에게 미치는 파장이 만만치 않다. 여러 차례 응시해 더 좋은 성적을 제출하려고 했던 학생들이라면 기회가 줄어들 수도 있을 것이다. 전문가들은 “많은 11학년생들이 이 시즌에 처음 표준화시험을 치른다는 점에서 이번의 취소나 연기 결정은 대입에 큰 스트레스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봄 학기 정시전형에 지원하고 대학들의 통보만 기다리고 있는 지원자들도 마음을 졸이기는 마찬가지다. 아이비리그를 비롯 주요 명문대들은 이달 말부터 4월초까지 합격 통보를 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코로나 확산으로 대학들의 정상운영이 힘들어져 대입전형 과정도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물론 많은 대학들은 “절대 그렇지 않다”고 밝히고 있다. 프린스턴대학은 최근 트위터를 통해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지원자들 평가에 영향을 미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부디 합격자 통보 등 일정에 차질이 없길 바란다.

대입 수험생들은 이래저래 심란한 상황이지만 여기서 약해지면 안 된다. 위기를 기회라 생각하고 스마트하게 대처하는 편이 낫다. 전문가들의 조언을 살펴보자.

우선 SAT 등 표준화시험에 등록하고 예정되었던 시험을 보지 못한 학생이라면 더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생겼다고 마음먹어 보자. 어쩌면 자신의 목표점수를 올릴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SAT를 30점 정도 올리기 위해서는 최소 10시간은 공부해야 하는데 그 정도 시간은 벌어놓은 것이 아닌가. SAT 점수를 올리기 위한 학습시간표를 짜고 핵심을 잊어버리지 않도록 자주 모의고사를 치러보는 것도 괜찮겠다.

코로나가 아니었으면 봄 방학에는 칼리지 투어에 나섰을 학생도 많았을 것이다. 직접 캠퍼스를 밟고 투어에 참여하지는 못하더라도 원하는 학교에 자신의 관심을 보여주는 데는 아무런 지장이 없다. 지원하고 싶은 대학들의 이메일을 찾아보면 버추얼 캠퍼스 투어나 다양한 온라인 리소스를 접할 수 있을 것이다. 많은 대학들은 자신의 대학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가진 학생을 눈여겨본다.

예상치 못한 ‘집콕 방학’ 기간을 현재 하고 있는 과외활동 재점검 시간으로 활용해보는 것도 추천해본다. 특히 동아리의 리더라면 그동안 추진하고 싶었던 프로젝트 등을 구체화하는 것도 좋다. 이런 방법 외에 규칙적인 일상생활을 유지하고 위생 등에 각별히 신경 쓰는 것이 코로나 위기를 가장 잘 극복하는 방법일 것이다. 호랑이 굴에 들어가도 정신만 바짝 차리면 살 수 있다고 하지 않던가.

<이해광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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