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 사태로 고용시장 타격 현실화
▶ 18%가 “해고되거나 근로시간 줄었다” 항공·여행·호텔업 등 광범위 생계위협
코로나19로 고용시장 전반에서 심각한 타격이 현실화되고 있다. [AP]
코로나19 확산이 미 경제에 막대한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 가운데 직장에서 해고되거나 근무 시간이 단축되는 피해를 입는 직원들이 속출하는 등 미국 내 고용시장이 불안정해지고 있다.
LA 한인타운 내 한 음식점에서 서버로 일하고 있는 한인 김모씨는 지난 15일 업주로부터 앞으로 2주간 출근하지 않아도 된다는 통보를 받았다. 김씨는 “LA 시장의 행정명령으로 인해 혹시나 하고 불안해 하고 있는 찰나에, 아니나 다를까 2주간 출근하지 않아도 된다는 연락을 업주로부터 받았다”며 “2주 후에 정상화 되어 다시 일을 하게 되면 다행이지만, 혹시라도 직원감축을 하면 어쩌나 싶은 마음에 밤잠을 설치고 있다”고 불안감을 호소했다.
또 다른 한인 정모씨도 코로나19 사태로 가정경제에 직격탄을 맞았다. 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되자 지난주 남편이 직장으로부터 해고 통보를 당했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코로나19 사태가 더욱 악화되자 자신도 해고 대상이 되지 않을까 걱정을 떨칠 수가 없다. 정씨는 “남편이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어 어린자녀들도 있는데 앞으로 생계가 매우 걱정된다”며 “일단은 사태가 진정되면 남편은 재취업에 나서려고 하지만 상황이 갈수록 악화되면서 혹여나 나까지 해고가 되면 당장 네식구 어떻게 살아야 되나 하는 생각으로 날마다 막막할 따름이다”고 토로했다.
17일 취업정보업체인 ‘챌린저 그레이 앤 크리스마스’의 조사결과 전국 주 및 로컬정부 차원에서 음식점 내 판매를 금지하고 배달 및 포장주문 판매만 허용하는 사실상 강력한 영업중단 조치로 인해 미 전역의 약 400만명에 달하는 음식점 근로자들이 수 주 내에 해고될 위험에 직면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현재 캘리포니아, 일리노이, 매사추세츠, 오하이오, 워싱턴, 뉴욕시는 적어도 이달 말까지 음식점 영업정지 조치를 취하고 있다. 물론 대부분의 경우 배달 및 포장주문을 허용하고 있지만 갑작스러운 조치는 음식점 업주들이 비용부담을 덜기 위해서 직원을 감축하는 것 외에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것이다.
이같은 상황은 요식업계 뿐만 아니라 항공업계, 호텔, 여행사 등 관광업계, 영화관, 피트니스 센터, 리테일샵 등 업계 전반에 걸쳐 해당되고 있는데 영업중단 조치와 소비자들의 외부활동이 줄어들면서 기업들이 직원감축에 나서고 있어 근로자들은 전전긍긍 하며 하루빨리 코로나19 사태가 잠잠해지길 바라고 있다.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의 데이비드 윌콕스 선임 연구원은 2차대전 이후 미국의 실업률이 2~2.5%포인트 상승한 것을 감안했을 때 약 35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CNN 방송은 위험에 처한 것은 항공사, 호텔, 놀이공원, 스포츠 행사 관계자들만이 아니라 평소에 학생들과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영업했던 푸드트럭 업자들이 휴업 중이고 세탁소, 미용사, 베이비시터, 식당 종업원같은 사람들이 제공하던 서비스는 더이상 사람들이 요구하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이 마땅한 퇴직금조차 없이 거리로 내몰릴 경우 경제에 미치는 타격은 더 길고 오래 지속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코로나19 사태 동안 일자리가 보전된다 하더라도 신규 채용이 줄 것이란 예측도 나왔다.
한편 공영방송 PBS 등이 코로나19 확산 후 공동으로 전국 성인 835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국민 18%가 해고 또는 근무 시간 단축 조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연소득 5만달러 이하 저소득층 가운데 25%가 직장을 잃거나 근무 시간이 단축된 것으로 나타나 특히 저소득층 피해가 두드러지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 조사에서 코로나19를 ‘실질적인 위협‘으로 느낀다고 답한 응답자는 전체 56%, ‘과도한 반응’이라는 응답은 38%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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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