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변호인 통해 “면책 보장돼야 의회 출석”…하원 감독위 “고려 안해”
미성년자 성 착취 범죄로 수감 중 사망한 제프리 엡스타인의 공범이자 옛 연인인 길레인 맥스웰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향해 '감형 또는 사면'을 우회적으로 요구했다.
맥스웰의 변호인인 데이비드 마커스 변호사는 29일 하원 감독위원회에 보낸 서한에서 "맥스웰에게 '관용'을 베풀어주면 그녀는 워싱턴 DC 의회에서 공개적으로, 정직하게 증언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고 일간 뉴욕타임스(NYT)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전했다.
마커스 변호사가 언급한 관용(clemency)은 형사 책임을 면제해주는 사면(pardon)과 형량의 일부 또는 전부를 줄여주는 감형(commutation) 등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미국은 헌법 제2조에 근거해 대통령에게 사면·감형권을 부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맥스웰을 사면할 의향이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난 그럴 권한이 있지만, 아무도 이를 건의하지 않았다"면서 "지금 그것에 대해 얘기하는 건 적절치 않다"며 구체적인 답변은 피했다.
마커스 변호사는 맥스웰의 증언에 법적 책임을 묻지 않는 면책이나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조치가 전제되지 않으면 "형사적 위험을 무릅쓰고" 증언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하원 감독위원회 제시카 콜린스 대변인은 성명에서 "맥스웰의 변호인에게 답변을 보낼 예정이지만, 그녀의 증언을 위한 의회 면책은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맥스웰은 엡스타인의 사망 이후인 2020년 체포돼 징역 20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하원 감독위원회는 트럼프 행정부가 '엡스타인 파일' 공개에 소극적이자 맥스웰을 불러 증언을 듣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