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 세계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 COVID-19 바이러스로 인해 국가 간, 국가 내, 지역사회 내에 제약사항들이 퍼지며 개개인의 생활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크고 작게 계획했던 일, 각종 규모의 모임 등이 취소되고 있으며, 외부 활동을 최대한 자제하는 분위기로 인해 집에서 혼자 할 수 있는 게임 산업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려온다. 각종 규모의 활동이 취소되며, 특히 어린 아이들을 키우고 있는 가정에서는 갈 곳 없는 육아에 대한 고충이 심심치 않게 전해지고 있다.
자의 또는 타의로 인해 조금은 여유로워진 이 시간을 어떻게 유익하게 쓸 수 있을지 생각해보는 시간을 한번 가져 보는 것은 어떨까? 계획하지 않은 시간이 주어짐에 그 시간을 무엇으로 채울지 선뜻 아이디어가 나지 않아 지루함을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지루함을 피하려고만 하기보다는 그 지루함과 함께 시간을 보내보는 건 어떨까?
지루함은 창의력을 키워주는 자양분 이라는 말이 있듯이 그 안에서 분명히 나에게 득이 되는 것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왜 사람들은 지루함을 피할까? 동서양을 막론하고 지루함을 부정 적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심지어 쓸모없는 감정으로 여긴다.
하지만 ‘당신은 지루함이 필요하다’의 저자인 캐나다 철학자 마크 호킨스는 정반대의 이야기를 한다. 지루함의 시간은 지나간 삶을 돌아보고, 의미를 재구축하고, 창의력을 발휘하는 근원이라는 것이다.
최근 지인의 블로그에서 본 이야기이다. 아이들에게 간식을 주고 깜빡 잠이 든 사이, 아이들은 피스타치오를 까먹고 그 피스타치오 껍데기에 다양한 표정을 그리는 창의적인 놀이를 스스로 고안해서 깔깔대며 놀고 있었다고 한다.
아이들에게 조금만 시간을 주고 스스로 놀이를 찾게 하는 여유를 준다면 어른들이 생각하지도 못했던 방법을 고안해 놀이를 만들어낸다. 이렇게 아이들에게는 여유로움과 혼자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주는 것이 학습하는 시간보다 더 필요하다. 특히 예민하거나 정서적으로 약한 마음씨를 가진 아이에게는 더욱더 그렇다.
감정의 조절 부분도 이와 비슷한 맥락이다. 아이는 스스로 가지고 있는 감정에 대하여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 부모 개입을 통해 이런 감정은 옳지 않고 이런 감정은 적절하지 않다, 등의 양육보다는 혼자 깨우치도록 도와주는 것이 부모가 가져야하는 아이의 감정에 대한 태도이 다. 이러한 과정에서 혼자 있는 아이의 모습에서 부족한 부분을 찾아 아이에게 새로운 경험과 자극을 주는 것은 분명 필요하다.
지루함은 창의성을 동반하는 장점이 있다. 어른들도 마찬가지이다. 최근 학부모들이 집에서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내며 좋을까 고민하는 모습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집에서 아이들과 할 수 있는 쿠키 만들기, 간단한 간식 만들기에서부터 밀가루와 식용색소를 이용한 밀가루 풀 놀이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엿볼 수 있었다.
영국의 아동 심리학자 린 프라이는 “성장한다는 것은 자신의 여가 시간을 스스로 행복을 느끼는 방법으로 채우고 즐기는 것을 의미한다. 만약 부모가 자녀의 여가 시간을 모두 짜준다면 아이들은 그들 스스로 절대 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꽤 유쾌하지 않은 이유로 생긴 시간이지만, 이 여유를 어떻게 아이들 자신만의 시간으로 만들어 가는지 지켜봐주는 시간으로 만들어 보는 건 어떨까? 지루함이라는 감정과 주어진 시간에 창의력이라는 능력을 사용하여 좀 더 유익한 시간을 가져보길 권한다.
<
석지영 상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