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보다 주택 구입 능력 개선 느끼는 구입자 증가
주택 구입 사정이 어렵지만 조만간 내 집을 장만하겠다는 미국인은 크게 늘었다. [AP]
설문 조사에서 응답자의 약 84%는 내 집 장만이 우선순위이며 약 39%는 5년 내에 집을 구입하겠다고 답했다. [AP]
매물 부족으로 인한 주택 가격 급등 현상에도 내 집 마련을 꿈꾸는 미국인은 오히려 더 많아졌다. 인터넷 재정 매체‘너드월렛’(NerdWallet)이 여론 조사 기관 해리스 폴에 의뢰해 최근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 전 연령대에서 내 집 마련이‘우선순위’라는 답변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답변 비율은 젊은 층일수록 더욱 높았고 앞으로 주택 구입을 심각하게 계획 중인 미국인도 상당수인 것으로 조사됐다.
■5명 중 4명 ‘내 집 장만’이 우선순위
설문 조사에서 연령과 상관없이 5명 중 4명꼴인 약 84%가 내 집 마련을 인생의 우선순위로 두고 있다고 답했다. 지난해 조사 때 비율인 약 75%보다 더 높아진 수치로 매물 부족과 집값 급등에 따른 주택 구입 여건 악화에도 불구하고 미국인들의 내 집 마련에 대한 열망이 더욱 높아졌다. 내 집 마련의 가장 중요한 인생 목표로 생각하는 비율은 젊은 층일수록 높았다. 밀레니엄 세대 중에서는 약 88%, Z 세대에서는 약 84%가 내 집 마련을 우선순위라고 답했다.
경제 상황 개선으로 전체 미국인 중 약 44%에 해당하는 약 1억 명이 지난해보다 자신의 주택 구입 능력이 나아진 것으로 느낀다고 답했다. 홀든 루이스 너더월렛 주택 및 모기지 부문 디렉터는 “주택 소유에 대한 잠재 수요가 엄청나다”라며 “젊은 층에서 내 집 마련을 가족을 꾸리고 성인으로 넘어가기 위한 필수 단계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뚜렷하다”라고 설명했다.
■39%, 5년 내 주택 구입 계획
미국인 중 약 39%에 해당하는 약 9, 930만 명은 앞으로 5년 내에 내 집 마련 계획이 있다고 밝혀 주택 시장을 바라보는 전망이 밝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약 2,700만 명에 달하는 미국인이 향후 12개월 내에 주택 구입 계획을 갖고 있다고 답했다. 향후 5년 내에 주택 구입 계획이 있다는 응답자 중 절반에 달하는 약 52%는 소득 증가로 주택 구입 능력이 작년보다 나아진 것으로 판단하고 있었다.
주택 구입 계획자 중에는 생애 첫 주택 구입 계획자 비율이 비교적 높았다. 약 3,080만 명에 달하는 첫 주택 구입자들이 향후 5년 내에 내 집을 마련하고 싶다는 희망을 밝혔다. 하지만 현재 주택 시장에 나온 매물 사정을 감안할 때 앞으로도 첫 주택 구입 여건은 그다지 나아지지 않을 전망이다.
‘전국 부동산 중개인 협회’(NAR)와 연방 센서스국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매매된 주택은 총약 600만 채로 이중 약 200만 채가 첫 주택 구입자에 의한 거래였다.
홀든 디렉터는 “미국인들의 내 집 마련 소망이 이뤄지려면 신규 주택 공급이 증가해야 하고 수백만 채에 달하는 임대 주택이 매물로 전환돼야 한다”라며 “현재 주택 시장 상황을 감안하면 해결이 쉽지 않은 문제로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할 필요가 있다”라고 적극 강조했다.
■내 집 열망에 부응 못하는 야속한 시장
내 집 마련에 대한 열망이 과거 어느 때보다도 높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주택 구입 여건은 밝은 편이 아니다.
이번 설문 조사 응답자들 역시 이 같은 사정을 잘 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약 75%에 해당하는 응답자들이 현재 주택 구입 사정이 25년 전에 비해 나빠진 것으로 느낀다고 답했다.
주택 구입 여건 악화로 젊은 층의 주택 소유율은 최근 수년째 하락세다. 너드월렛이 연방 센서스국 통계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첫 주택 구입자가 다수인 25세~39세의 주택 소유율은 2000년 약 54%에서 2018년 약 46%로 하락했다.
젊은 층의 주택 소유율 하락은 소득은 올랐지만 주택 가격이 더 빠르게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너드월렛에 따르면 주택 시장이 바닥을 친 2012년 이후 주택 가격은 약 86%나 상승했지만 같은 기간 첫 주택 구입 연령대의 중간 소득은 약 24% 오르는데 그쳤다.
■다운페이먼트 마련 쉽지 않네
내 집 장만이 힘든 이유로는 낮은 소득 때문이라는 답변이 약 42%로 가장 높았다. 낮은 소득으로 인해 다운페이먼트 마련이 힘들다는 답변도 약 37%로 비교적 높았다. 주택 보유자 중에서는 주택 구입이 힘든 이유로 마땅한 매물을 찾기 힘들다는 답변이 약 23%로 많았다. 이 밖에도 낮은 크레딧 점수, 높은 개인 부채, 주택 구입 과열 경쟁 등의 이유로 내 집 장만이 힘들게 느껴진다는 답변도 있었다.
너드월렛은 다운페이먼트 준비와 관련, 목표 금액을 너무 높게 세우지 않도록 하는 것이 첫 주택 구입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일부 첫 주택 구입자는 비현실적으로 높은 금액을 목표로 삼고 다운페이먼트를 모으다 보니 기간이 오래 소요될 뿐만 아니라 결국 주택 구입 시기를 놓치기 쉽다. 너드월렛의 조사에서 약 62%에 해당하는 응답자들이 주택 구입을 위해서 무조건 (주택 구입 가격의) 20%에 해당하는 다운페이먼트를 모아야 한다고 믿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 후보 당선 안 되면 ‘집 안 살 것’
미국인들은 주택 구입 전망을 밝게 보면서도 전반적인 경제 상황에 대한 전망은 부정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주식 시장이 요동치고 있는 가운데 약 30%의 응답자가 미국 경제가 침체로 향하고 있다고 답했고 약 37%는 이미 침체가 시작된 것으로 여긴다고 답했다.
이로 인해 현재 경제 상황과 정치 환경이 향후 주택 구입 계획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답변이 지난해보다 크게 많아졌다. 응답자 중 약 49%가 경제 및 정치 상황에 따라 주택 구입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답했고 낮아질 것이란 답변은 약 29%로 조사됐다.
또 응답자의 약 26%는 자신이 선택한 대선 후보가 당선되지 않을 경우 주택 구입 계획을 중단하겠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한편 향후 주택 구입 계획자들이 느끼는 스트레스 요인은 적합한 매물 찾기(약 49%), 모기지 대출 승인(약 38%), 구입 가능 가격대 확인(약 38%), 오퍼 작성 및 협상 과정(약 41%) 등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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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 최 객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