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아프리카 토속춤과 몰몬교 선교사 탭댄스, 흥겨운 노래로 역동적 무대

2020-02-24 (월) 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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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연리뷰, 브로드웨이 뮤지컬 ‘몰몬경’

아프리카 토속춤과 몰몬교 선교사 탭댄스, 흥겨운 노래로 역동적 무대

오는 3월29일까지 LA 뮤직센터 아만손 디어터에서 공연되는 뮤지컬 ‘더 북 오브 몰몬’의 한 장면. <사진 Julieta Cervantes>

대학 시절 길거리에서 짝을 지어 전도를 하는 푸른 눈 선교사들을 만난 적 있다. 넥타이를 맨 하얀 와이셔츠 차림에 검은 명찰을 달고 생글생글 웃으며 다가오는 그들이 싫지 않았다. 영어 연습이나 해볼까 싶어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그 시절의 추억을 소환하며 똑닥똑닥 ‘헬로우’를 흥얼거리게 하는 뮤지컬이 LA 뮤직센터 아만손 극장에서 공연되고 있다. 예수그리스도후기성도교회인 ‘몰몬교’ 선교사들이 탭댄스로 전도하는 21세기 최고의 코믹 뮤지컬 ‘몰몬경’(The Book of Mormon)이다.

몰몬교 선교사 훈련센터에서 몰몬경 교육을 받고 낭만의 도시로 선교 가기를 꿈꾸던 2명의 백인 청년(엘더 커닝햄과 엘더 프라이스)이 빈곤과 에이즈가 만연한 아프리카 우간다에 도착해 선교가 아닌 교화로 임무를 달성하는 뮤지컬이다. 에어프리카 Z-62를 타고 도착한 우간다로의 무대 전환이 기발하고 아프리카인들의 토속춤과 몰몬교 선교사들의 탭댄스를 대비시킨 빠른 템포가 역동적이고 신선하다.

미국 젊은이들이 열광하는 애니메이션 ‘사우스 파크’의 공동창작자 트레이 파커와 맷 스톤이 뮤지컬 ‘애비뉴 큐’의 작곡가 로버트 로페즈와 합심해 내놓은 역작. 9인 오케스트라가 21곡을 연주하는데 그 중 3곡이 반복되는 ‘리프라이즈’(Reprise)다.

뮤지컬의 오프닝과 엔딩을 장식하는 ‘헬로우’(Hello)는 이 뮤지컬이 얼마나 재미있을지 노래로 동작으로 보여준다. 또, 1막에서 두 번 등장하는 곡 ‘I am Here for You’는 둘이 함께 다니는 몰몬교 선교사들 사이에 있음직한 ‘동성애 코드’를 보여주기도 한다. 무엇보다 폭소를 터뜨리게 하는 곡이 ‘하사 디가 이보와이’(Hasa Diga Eebowai)다. 뮤지컬 라이온킹에서 걱정말라며 부르는 ‘하쿠나 마타타’를 패러디한 곡인데 뮤지컬 ‘몰몬경’이 말하고자 하는 주제가 담긴 자꾸만 흥얼거리게 하는 곳이다.

<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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