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사를 넘어 세계 영화산업의 대사건이었다.

지난 9일 할리웃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은 예상을 뛰어넘는 ‘반란’을 일으키며 각본상과 국제영화상은 물론 감독상과 작품상까지 거머쥐며 4관왕에 등극했다.

이날 시상식은 한국영화의 ‘역사적 승리’를 기념하는 대관식이였다. 아카데미 4관왕에 빛나는 영화 ‘기생충’은 사상 최초의 외국어 영화 작품상이라는 92년 오스카 역사의 ‘혁명적’ 기록을 다시 썼고, 봉준호 감독은 바로 오스카 혁신의 아이콘이 되었다.

한국 배우들의 앙상블 연기로 극찬을 받은 ‘기생충’이 국제영화상은 물론이고 외국어 영화 최초의 작품상 수상으로 이어지면서 아카데미는 ‘오스카 쏘화이트’(백인 남성 위주의 영화제)라는 오명까지 던져버렸다.

자막이라는 1인치 장벽을 무너뜨린 영화 ‘기생충’은 변화와 혁신의 기로에 선 아카데미로 하여금 비영어권의 다양성을 포용하게 했고, 봉준호 감독은 장르 구분을 뛰어넘는 스토리로 예술적 독창성을 지향하는 오스카 각본상과 감독상까지 휩쓸며 오스카의 미래를 보여줬다.

‘기생충’에게 역사적 승리를 안긴 제92회 아카데미상 시상식은 ‘조커’의 호아킨 피닉스에게 남우주연상을, ‘주디’의 르네 젤위거에서 여우 주연상을 안겼고 브래드 피트(원스 어펀 어 타임 인 할리웃)와 로라 던(메리지 스토리)이 각각 남우주연상과 여우조연상을 차지했다. 샘 멘데스의 전쟁 영화 ‘1917’은 촬영상, 사운드 믹싱상, 시각효과상 3개 부문을, ‘포드 vs 페라리’가 음향 편집상과 편집상 2개 부문을 수상했다.

<하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