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송산책] 여성 팬의 심금을 울린 베스트 10 / No.10. My Last Date
2020-02-07 (금)
정태문
“한 시간 후 난 그대를 만날거에요. 전 알아요 당신이 날 슬프게 한다는 사실을. 나의 심장은 계속해서 떨리고 있어요. 왜냐하면 전 너무 잘 알고 있어요. 어떤 일이 일어날지? 어떤 일이 나에게 다가 올 건지? 그건 이번이 나의 마지막 데이트인 것을. 전 믿을 수가 없어요. 당신과의 만남이 끝이라는 것을. 전 이제 부터는 다시는 사랑 같은 것을 하지 않을 겁니다. 당신이 나에게 이제 부터는 친구로 지내자고 말을 할 것을 전 알고 있어요. 그건 나에겐 말을 할수 없을 정도로 고통입니다. 너무나 너무나 확신합니다. 오늘이 마지막 데이트 인 것을. 물론 우린 말다툼을 했었지요. 허지만 그건 다른 연인들도 하는 것이죠. 전 항상 진심으로 당신을 사랑했어요. 그리고 그것을 증명 할 수 있는 제 마음 전부를 당신에게 드렸어요. 당신에게 새로운 연인이 생긴 것을 전 알고 있어요. 오늘 당신이 나에게 우린 이제 끝이라고 말 할것을 전 잘 알고 있어요. 나의 계획 나의 꿈 이제는 사라져 버렸군요. 이제 남은 것은 당신이 나에게 작별인사를 할 것이죠. 그러면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눈물만 흘릴 뿐이죠. 왜냐하면 오늘이 우리의 마지막 데이트란 사실이…
헤어지는 연인들의 심정을 정확히 묘사한 이 곡은 ‘엘비스 프레슬리’의 밴드에서 피아노를 연주하던 ‘Floyd Cramer’ 가 직접 작곡하여 1960년 피아노 연주곡으로 발표했다. 그는 미국 칸츄리 음악계에서 최고의 피아니스트로 활동했고 또한 수 많은 가수들의 스튜디오 레코드딩을 담당하기도 했는데 이 곡은 미국 빌보드 차트에서 4 주동인 2위를 차지하여 밀리언 셀러 판매를 기록한 곡이다. 우연히 이 곡을 듣은 ‘Boudreaux Bryant’ 와 칸츄리송 가수인 ‘Skeeter Davis ’와 합작하여 노랫말 가사를 만들어 그해 12월에 발표했다. 이 후 많은 가수들이 이 곡을 노래했다. 한 시간 후 그 동안 사귀었던 연인으로 부터 절교의 선언을 듣게 될 한 여자의 애타는 심정을 노래한 이곡은 1960년대 한국 여성팬들을 울리게 한 노래이기도 했다. 이어서 ‘Joni James’ ‘Ann-Margaret’, ‘Debbie Harry’ 등이 발표했으나 ‘Ann Margaret’가 부른 노래가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 이유는 맨 처음 부른 ‘Skeeter Davis’ 의 음색이 너무 맑고 깨끗하여 비통한 한 여자의 감정을 표현하는 데 있어 그 분위기가 맞지않았기 때문이었다. 한국에선 오리지널 가수인 ‘스키터 데이비스’ 보다 스웨덴 출신의 배우이자 가수인 ‘앤 마거렛’ 의 노래가 더 환영 받았다. ‘앤 마거렛’ 의 음색은 이별의 아픔과 슬픔을 잘 표현하여 이 노래의 의미와도 잘 부합했으며, 어딘가 애절하고 가냘픈 그녀의 목소리는 떠나려는 연인의 마음을 흔드리게 하여 이별의 선언을 할 수 없게끔 만드는 착각마저 들게한다.
요즈음은 연인끼리 헤어 질때 쿨하게 서로 갈라서는 경향이 많지만 1960년대에는 헤어지는 것은 세상의 모든 것을 잃은 심정을 느낄 시절이라 상처의 폭이 꽤나 컸었다. 당시 한국에선 팝송이 서서히 자리잡을 시절이었기 때문에 외로울 때나 상처를 받았을 때 많은 여성 팬들은 노래로서 감정을 다스리곤 했다. 당시 팝송은 노래로 위안을 받고 노래를 통하여 받은 상처를 서로 공유하는 공동체로서 동질감을 가질 수 있어 음악 팬들은 그 당시 노랫말 가사에 큰 의미를 두어 그 의미를 깊이 되새기기도 했다. 따라서 방송이나 음악 전문 서적 등은 많은 부문에 팝송 가사들을 소개하는데 할애하기도 했는데 특히 이별의 아픔을 겪은 경험의 연인들의 교과서 음악인 ‘마지막 데이트’ 는 국내 여성팬들이 즐겨 들었던 잊지못할 팝 명곡집의 하나이며 따뜻한 차나 커피를 들면서 혼자 음미하기에 정말 좋은 음악이었다.
잊혀진 옛날을 회상하면서 잔잔하게 나의 가슴에 파고드는 ‘앤 마거렛’ 의 목소리에 나를 몰입시켜보자.
<정태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