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민 1세대와 만든 왕국에 보내는 헌사’

2020-02-04 (화) 12:00:00 하은선 기자
크게 작게

▶ 영문동화책 ‘페이퍼 킹덤’ 펴낸 헤레나 구 이 작가

‘이민 1세대와 만든 왕국에 보내는 헌사’
야간 청소를 하며 열심히 살아가는 부모와 즐거운 상상으로 자신만의 왕국을 만들어간 소년을 그린 영문동화책 ‘페이퍼 킹덤’(The Paper Kingdom·펭귄 랜덤 하우스)이 나왔다.

변호사이자 동화책 작가로 활동하는 헤레나 구 이씨가 자신의 어린시절을 토대로 펴낸 두 번째 작품이다. 2년 전 영문 동화책 ‘거북선’(The Turtle Ship)으로 베스트셀러 작가 반열에 오른 그녀는 보이지 않는 노력으로 자녀를 훌륭하게 키워낸 이민 1세대의 애환을 동화책에 담았다. 특히 파스칼 캠피언이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가득한 그림을 그렸다.

이씨는 “어렸을 때 부모님이 LA에서 야간청소부를 했다. 종종 어린 나를 데리고 나와 한 밤 중에 함께 일하시던 기억이 있다”며 “페이퍼 킹덤은 밤새 고된 일을 하면서 열심히 살아가는 가족이 바꾸어 놓은 놀라운 세상에 대한 책”이라고 설명했다.


이씨는 구재승·형순씨 슬하 1녀1남 중 장녀로 예일대에서 영어를 전공했고 UC버클리 로스쿨을 졸업했다. 대학을 졸업하고 풀브라이트 장학금을 받아 한국 대전에서 영어강사 생활을 했으며 파리 등 세계 각지를 돌아다녔다. 샌프란시스코 대형 로펌을 거쳐 2008년부터 소니 픽처스에서 근무하고 있는 그녀는 낮에는 영화 업무를 하고 밤과 주말에는 동화작가로 창작을 한다.

윌셔 블러버드를 따라 운전하면서 ‘페이퍼 킹덤’에 대한 아이디어가 불현듯 떠올랐다는 그녀는 “그날 밤 내가 본 텅 빈 거리와 도시의 불빛이 오래된 기억을 되살렸다. 부모님이 사무실을 청소하는 동안 빈 복도에서 혼자 잠을 자곤 했는데 부모님은 좋지 않은 상황을 마법을 부리듯 무엇이든 가능한 신나는 세상으로 만들곤 했다”고 밝혔다. 책 제목인 ‘페이퍼 킹덤’은 부모님이 야간 청소를 하던 곳이 종이서류가 가득했던 로펌이었기 때문이라고.

이씨는 “ 부모님에 대한 기억은 내 인생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열심히 공부해 예일대를 가고 버클리 로스쿨을 졸업해 좋은 직업을 갖도록 도와주었다”며 “이 책을 통해 젊은이들에게 열심히 일하는 부모의 이야기를 알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아마존닷컴 선정 인기 신간 1위를 달리고 있는 이 책은 오는 18일 펭귄 렌덤 하우스가 출시한다. 아마존 링크 https://amzn.to/38fdZcS를 비롯해 반스 앤 노블 등 서점에서 사전 구입이 가능하다.

한편, 동화작가 헬레나 구 이씨와 파스칼 캠피언 일러스트레이터가 함께 하는 ‘페이퍼 킹덤’(The Paper Kingdom) 출판기념 저자 사인회가 오는 22일 오후 2시30분 칠드런스 북 월드(10580 W. Pico Blvd.)에서 열린다.

<하은선 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