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한인 이민 117주년을 맞은 2020년은 대통령 선거와 함께 미 전역에서 수십명의 한인 후보들이 선거에 나서고 있어 선거 결과에 따라서는 한인 정치력 신장의 중요한 이정표적 해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연방하원만 해도 선거불패의 여왕으로 불리는 미셸 박 스틸 OC 수퍼바이저 위원장을 필두로 영 김 전 주하원의원, 30대 패기로 연방하원에 당선돼 재선을 노리는 앤디 김 의원, 그리고 데이빗 김 후보와 새라 류 후보 등이 각각 연방 34지구와 33지구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LA 한인사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시의회 선거에서도 4지구의 데이빗 류 시의원과 12지구 존 이 시의원 등이 재선에 도전하며, 첫 한인여성 시의원에 도전하는 그레이스 유 변호사도 한인타운이 포함된 10지구 선거에 일찌감치 출사표를 던지고 연일 맹렬한 선거 행보를 보이고 있다. 또한 자바시장이 포함된 14지구에는 신디 조 오스틴 후보가 돌풍을 일으키며 당선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지난해 연방하원 45지구 예비선거에서 3위로 아깝게 낙선했던 데이브 민 UC 어바인 법대 교수는 일찌감치 가주 상원 37지구 출마를 발표한 뒤 선거를 준비하고 있으며, 지난해 LA 시의회 12지구 보궐선거에서 낙선한 한인 애니 조 후보는 샌퍼난도 밸리지역이 포함된 가주 하원 38지구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LA 한인사회는 지난 2015년 데이빗 류 LA 시의원을 당선시키면서 정치력 신장이라는 자신감을 얻은 뒤 매 선거마다 한인 후보들이 출마하는 등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정치력신장은 주요 공직에 출사표를 던지는 한인들의 도전도 중요하지만 유권자들의 적극적인 투표 참여가 뒷받침돼야만 가능한 이야기다.
실례로 지난 2015년 10지구 선거에 출마해 허브 웨슨 전 LA 시의장과 맞대결을 펼친 그레이스 유 후보의 경우 당시 전체 투표수 1만4,048표 가운데 4,174표를 득표해 낙선했다. 하지만 10지구 내 전체 한인 유권자 숫자가 1만3,000여 명에 달해 이들의 표가 결집할 경우 박빙의 승부가 펼쳐질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원론적인 이야기지만 한인 유권자들의 투표만 뒷받침된다면 한인 밀집지역에서 출마하는 한인 후보들의 당선은 보증 수표가 될 수 있다.
가주 선거법 개정으로 이젠 유권자 등록만 하더라도 OC지역의 경우 우편투표 용지가 발송되는 것은 물론 우표를 따로 구입하지 않아도 무료로 투표용지가 발송될 수 있다. 또한 선거 당일이 아니더라도 선거 11일 전부터 집 근처 투표센터를 방문하면 언제든지 투표용지를 제출할 수 있도록 선거 참여 기회가 확대됐다.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힘들게 이국땅에서 정착한 미주한인들의 정치력 신장의 첫걸음은 소중하게 얻은 투표권을 한인 커뮤니티의 권익을 대변해줄 후보들에게 행사하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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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수 사회부 부장대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