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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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록지 않은 내 집 마련, 자녀와 ‘한 지붕 두 세대’

2020-01-23 (목)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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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리 보는 올해 주택 시장

녹록지 않은 내 집 마련, 자녀와 ‘한 지붕 두 세대’

올해 첫 주택 구입용 저가 매물 공급이 소폭 증가할 전망이다. [AP]

녹록지 않은 내 집 마련, 자녀와 ‘한 지붕 두 세대’

주택 구입보다 임대가 유리한 지역이 늘고 있다. [AP]



올해 주택 시장 전망은 대체적으로 긍정적이다. 주택 신축이 증가로 최악의 주택 구입 여건이 올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모기지 이자율은 낮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주택 구입과 재융자에 유리한 타이밍이 다시 찾아올 것으로도 전망된다. 주택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구입자들의 부담이 커지겠지만 에퀴티 상승으로 기존 주택 보유자들의 주택 담보 대출과‘캐시 아웃’ 재융자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도 보인다. 온라인 금융 정보 업체 뱅크레잇닷컴이 올해 주택 시장을 미리 짚어봤다.

■ 자녀와 동거 ‘한 지붕 두 세대’ 여전


최근 발표된 주택 신축 현황은 고무적이다. 지난해 11월 주택 신축은 약 136만 5,000채(연율 환산)로 전년도(약 120만 채)에 비해 약 16만 채 증가했다. 마이크 프라탠토니 ‘모기지 은행업 협회’(MBA) 수석 부대표는 “지난해 역시 주택 수급 불균형이 매우 심각한 해였다”라며 “최근 주택 신축과 허가 건수가 급등하고 건축 업계 신뢰도가 상승하면서 올해 전환점을 맞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규 주택 공급 증가에도 불구하고 다운페이먼트 마련과 주택 가격 상승세는 내 집 마련을 여전히 힘들게 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학자금 대출 상환 부담으로 인해 주택 구입에 어려움을 겪는 첫 주택 구입자가 많아 내 집 마련을 위한 다운페이먼트 자금 마련이 최우선 과제로 남아 있다.

온라인 부동산 중개업에 오픈도어의 비아트리체 드종 소비자 트렌트 전문가는 “젊은 세대가 내 집 마련을 위해 부모의 지원을 받는 것이 일반화되는 추세”라며 “일부 부모는 자녀 집에 별채 형태로 마련된 ‘할머니 별채’(Granny Suites)로 들어가 손주를 돌보며 자녀 주택 구입 자금 마련을 적극 돕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 ‘첫 주택용’ 저가 주택 공급 증가

지난해 겪은 최악의 주택 구입 환경이 올해 소폭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는 주요 주택 수요층이 부담할 수 있는 가격대의 매물이 품귀 현상을 빚으면서 주택 구입자들이 최악의 구입난을 겪은 해다. 그러나 주택 건설 업체들은 지난해 말부터 첫 주택 수요가 많은 도심 지역을 중심으로 콘도미니엄 등 저가 주택 분양을 늘리기 시작하면서 올해 첫 주택 구입 여건이 다소 나아질 것이란 전망이다.

최근 수년째 이어지고 있는 주택 매물 부족 현상은 신규 주택 공급 부족 외에도 기존 재판매 주택의 매물 전환 속도가 느려지고 있는 것이 원인이다. 연간 약 650만 채의 매물이 나오는데 이중 전부라고 할 수 있는 약 600만 채는 재판매 주택이다. 그런데 평균 주택 보유 기간이 약 11년으로 늘어나면서 재판매 주택 시장은 극심한 매물 부족 현상을 겪고 있다.

예전 같으면 보유 주택을 내놓고 시니어 주택이나 작은 주택으로 옮겨가는 베이비 부머 세대가 많았지만 이젠 이런 추세도 사라져 재판매 주택 부족 현상을 부채질한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베이비 부머가 보유 중인 약 160만 채의 주택이 보유 기간 연장으로 시장에 매물로 나오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 중이다.


■ 임대 유리 지역 증가

지속된 주택 가격 상승으로 주택 구입보다 임대가 유리한 지역이 늘고 있다. 부동산 시장 조사 기관 애톰 데이타 솔루션에 따르면 전국 855개 카운티 중 약 53%의 지역에서는 중간 가격대의 침실 3개짜리 주택을 구입하는 것이 임대보다 유리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인구 밀도가 높은 대도시 지역에서는 사정이 달라진다.

인구 50만 명 이상의 대도시 중 약 69% 지역에서는 임대가 구입보다 유리했으며 LA 카운티, 쿡 카운티(시카고), 해리스 카운티(휴스턴) 등 인구 100만 명 이상의 카운티 중 임대가 유리한 지역은 약 84%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토드 테타 애톰 데이타 솔루션 담당자는 “평균 소득자의 경우 전국 대부분 소도시에서 구입이 임대보다 유리하다”라며 “반면 대도시 지역에서는 정반대의 현상이 나타난다”라고 설명했다.

구입보다 임대가 유리한 지역은 올해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주택 가격이 높고 매물이 적은 지역에서는 이 같은 현상이 더욱 뚜렷하게 나타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특히 고급 시설을 앞세워 시큐리티 디파짓 절차 간소화 등을 내세우는 아파트 임대 업체가 늘어나면서 임대 수요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TD 뱅크 주택 융자 부문 릭 벡텍 책임자는 “그래닛 카운터 톱, 애완견 전용 공원, 세탁 서비스 등 임대 주택 시설이 고급화되는 추세”라며 “고급 아파트 시설에 익숙한 세입자들이 시장에 나온 주택 매물의 높은 가격에 놀라는 경우도 많다”라고 설명했다.

■ 이자율 급등 없다

대부분의 부동산 전문가들은 올해 1분기 모기지 이자율이 4%를 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연방 준비 제도’(Fed)가 올해 기준 금리를 낮은 수준에서 동결하기로 결정한 데 따른 전망이다. 그렉 맥브라이드 뱅크레잇닷컴 수석 재정 분석가는 “낮은 인플레이션으로 금리 인상 필요성이 적어 시중 이자율이 낮은 수준에 머물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이 내다보는 올해 모기지 이자율은 약 3.8%(30년 고정)로 주택 구입은 물론 재융자에 부담 없는 수준이다. 중국과의 무역 분쟁 문제와 올해 예정된 대선이 모기지 이자율 변동에 중요한 변수로 남아 있다. 그러나 Fed가 올해 기준 금리를 1.5%~1.75%에서 유지하기로 지난해 만장일치로 결정해 올해 모기지 이자율 급등에 대한 우려는 매우 낮다.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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