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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년 잊고 있던 시인의 꿈 다시 피어나다

2020-01-19 (일) 유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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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윤환 목사, 시집 ‘세계 연보라 구름 아래’ 출판

▶ 480편 시의 여행…내달 1일 출판기념회

32년 잊고 있던 시인의 꿈 다시 피어나다
세계 여러 도시를 여행하며 모아둔 문화/예술/역사의 이야기가 두 권의 시집으로 출판됐다. 음악과 미술, 여행을 사랑한 최윤환 목사(84, 사진)는 지난 2008년부터 ‘시의 여행’을 다니며 쓴 총 480편의 시를 ‘세계 연보라 구름 아래’(쿰란출판사)라는 제목의 시집에 담았다.
최 목사는 “구름은 인간의 마음 속에 피어나는 아픔이고 연보라는 그러한 아픔 속에 피어나는 문화”라며 “슬픔 속에서도 찬란하게 이룩해온 문화의 이야기를 시로 탄생시켰다”고 시집 제목에 대해 설명했다.

최 목사는 32년간 ‘복음의 세상’을 만들기 위해 전념하며 시인의 꿈은 잊고 살았다. 그러나 접어 두었던 꿈이 은퇴 후 여행을 다니며 다시 살아나 세상을 향한 새로운 마음의 눈을 뜨게 됐다고 한다. 젊은 시절 만났던 김춘수, 김현승, 서정주, 박두진 시인을 비롯해 미술세계를 알게 해 준 조영동 화백 그리고 정신적 방황에서 찾아 헤맸던 고전음악 등 최 목사는 “이른 새벽까지 지난날들의 기억들이 집요하게 찾아들어 왔다”며 “가슴에 한 무더기씩 그 때의 문화 사념들이 떠오르면서 다시 시를 쓰게 됐다”고 말했다.
최 목사의 시집 ‘세계 연보라 구름 아래’는 삶의 여정을 담아내듯 제1막부터 제10막까지 시인과 함께 앞뜰(1권)과 뒤뜰(2권)을 오간다. 시인 박이도 경희대 교수는 월간 창조문예에 18편의 시가 등재되도록 추천했으며 ‘모국어를 사랑하는 시인’이라는 축사도 보냈다.

1935년생인 최 목사는 서울 대광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한국 차원문학회 동인으로 활동하다 1972년 네브라스카 신학교로 유학을 오면서 목회자의 길을 걷게 됐다. 1978년부터 버지니아 스프링필드에 위치한 여정 그리스도 교회를 32년간 섬기다 은퇴했으며 워싱턴교협회장, 워싱턴신학대학 교수, 월드미션칼리지 부학장을 역임했다. 최 목사의 부친은 그리스도교 한국교단을 설립한 최상현 목사이며 형은 대한기독교신학교 총장을 지낸 최윤권 목사다. 대를 잇는 목사 집안으로 최 목사의 장남도 미 공군사령부 군목으로 근무하고 있다.

출판기념회는 내달 1일(토) 오전 11시 우래옥에서 열리며 출판감사예배에 이어 토크 콘서트가 진행될 예정이다. 회비는 30달러, 부부는 50달러이며 시집 2권도 받을 수 있다. 시집은 애난데일 기독교문사에서 18-20달러에 판매되고 있다.

<유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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