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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팔 계획이라면 내년까지 기다리지 마라

2020-01-16 (목)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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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주택 처분 최상의 조건, 내년 상황 급반전 가능성

집 팔 계획이라면 내년까지 기다리지 마라

전문가들은 내년까지 기다리지 말고 올해 집을 팔라고 충고하고 있다. [AP]

집 팔 계획이라면 내년까지 기다리지 마라

내년 경제 전망이 불투명하기 때문에 올해를 주택 처분 타이밍으로 삼는 것이 좋다. [AP]



올해 주택 가격이 기록적으로 오를 것이란 전망은 많지 않다. 그러나 올해가 주택을 처분하기에 최고의 타이밍이 될 것이라는데는 전문가들의 이견이 없다. 만약 올해와 내년을 처분 시기로 저울질하는 중이라면 내년보다는 올해 집을 내놓는 것이 훨씬 안전하겠다. 경제 전문가들은 올해 경기 침체 발생 가능성을 매우 낮게 보고 있지만 내년에는 상황이 달라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중개 업체 콜드웰 뱅커 NRT의 라이언 고맨 대표는 “올해 집값은 ‘급등’보다는 ‘소폭 상승’ 전망이 크다”라며 “이자율이 낮은 올해를 주택 구입 시기로 택하는 바이어가 급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US 월드 뉴스 앤 리포트가 올해 집을 팔아야 하는 이유를 정리했다.

■ 신규 바이어 층 유입


고가 주택 셀러들은 올해 주택 수요가 지난해보다 늘어나는 현상을 기대하기 힘들겠다. 반면 중저가대 주택 셀러들은 올해 기록적으로 높은 수요를 만끽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모기지 이자율 하락으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주택 구입 여건 크게 개선되면서 올해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한 주택 구입 수요가 물밀듯 유입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올해 역시 주택 구입 수요 중심축은 밀레니엄 세대다. 밀레니엄 세대가 주축이 된 생애 첫 주택 구입자들이 올해 활발한 주택 구입 활동에 나설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 밀레니엄 세대의 동생뻘이 Z세대까지 올해 주택 구입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된다. 1996년과 2010년 사이에 태어난 Z세대는 본격적인 주택 구입 연령은 아니지만 일부는 이미 내 집 마련에 나서기 시작했다.

고맨 대표는 “Z세대에 의한 구입 비중이 높은 편은 아니다”라며 “그러나 주택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아이오와 주의 디모인, 네브래스카 주의 오마하 등 중서부 지역에서 Z세대 주택 구입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 이자율 상승 전 구입하려는 수요

올해도 모기지 이자율은 큰 폭의 변동 없이 지난해의 낮은 수준을 그대로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다. ‘연방 준비 제도’(Fed)가 지난해 말 기준 금리를 1.5%~1.75%로 변동 없이 그대로 유지하면서 올해도 저금리 기조를 이어가겠다고 시사해 모기지 이자율 역시 큰 폭의 상승이 없을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모기지 이자율은 새해 시작과 함께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1월 둘째 주 30년 고정 이자율은 약 3.64%로 12월 말 대비 약 0.1% 포인트나 떨어졌다.

현재 매물이 가뜩이나 부족한 상황에서 이자율까지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연초부터 주택 구입 경쟁에 불이 붙을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플로리다 주 올랜도 지역 부동산 중개인 협회 리스 스튜어트 대표는 “주택 거래 급등을 위한 모든 여건이 갖춰진 상태”라며 구입 과열 현상을 우려했다. 낮은 이자율에 가장 먼저 자극을 받는 바이어 층 첫 주택 구입자들이다. 이자율이 하락하면 주택 구입 능력이 개선되는 효과가 나타나 첫 주택 구입자들의 모기지 대출 신청 급증으로 이어지게 된다.

■ 급등한 에퀴티 처분 기회


주택 가격이 해마다 오르면서 주택 순자산 가치를 뜻하는 ‘에퀴티’가 기록적인 수준으로 상승했다. 부동산 시장 조사 기관 블랙나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6월 미국 주택의 자산 가치는 약 6조 3,000억 달러를 돌파, 2009년(약 2조 6,000억 달러)의 3배에 육박했다. 주택 가치가 크게 오르면서 지난해부터 ‘캐시 아웃’ 재융자를 통해 그동안 쌓인 에퀴티를 목돈 마련 수단으로 활용하는 주택 보유자도 늘고 있다.

불과 2년 전에 주택을 구입했더라도 그간 주택 가격 상승분을 감안하면 올해 집을 팔아도 얼마든지 차익을 남길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특히 주택 시장 침체 이전에 주택을 구입한 뒤 그동안 모기지 페이먼트를 꾸준히 납부했다면 올해 집을 팔아 ‘큰돈’을 만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레드핀에 따르면 2012년 주택을 구입한 뒤 지금까지 보유한 주택 소유자들의 주택 에퀴티 상승 폭이 다른 시기 구입자에 비해 가장 높았다. 2012년은 주택 가격이 바닥을 찍은 해로 같은 해 주택 구입자들의 중간 주택 에퀴티 금액은 올해 기준 약 14만 1,000달러로 2012년 대비 약 261%나 상승했다. 올해 집을 팔면 적어도 약 14만 달러의 현금을 손에 쥘 수 있다는 설명이다.

■ 2021년 경제 불안해진다

‘전미 실물 경제 협회’(NABE)가 지난해 12월 경제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 설문 대상 53명 중 올해 ‘국내 총생산’(GDP)이 감소할 것을 예상되지만 경제 침체가 발생할 것으로 우려한 전문가는 단 한 명도 없었다. 반면 2021년 중반부터 경제 침체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한 전문가는 무려 약 66%에 달했다.

경제 침체가 발생하더라도 2008년 발생한 금융 위기와 같은 대규모는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그러나 규모와 상관없이 침체가 발생하면 주택 수요 감소에 따른 주택 가격 하락, 실업률 증가로 인한 모기지 연체, 주택 압류 증가 등의 현상은 피할 수 없다. 따라서 경제 침체기에는 주택을 처분하는 일도 어려워 질 수밖에 없다.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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