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적 악화 속 최근 간부급들 이탈 잇달아, 핵심보직에 한인 배제, 비한인이 차지 가속
▶ 고객들도 분위기 감지 어카운트 옮기기도
한인 최대 은행인 뱅크 오브 호프 직원들의 연말 분위기가 우울하다.
간부 직원들의 잇단 이탈과 한인 직원과 비한인 직원간의 갈등, 그리고 실적악화까지 겹치면서 직원들의 사기가 말이 아니기 때문이다.
뱅크 오브 호프의 한 간부는 “언제 퇴출 통보를 받을지 몰라 가시방석이다. 20년동안 열심히 일했는데 파리 목숨으로 전락한 기분”이라며 최근 이같은 은행 내 분위기를 전했다.
뱅크 오브 호프는 최근 모기지 부문을 담당했던 자넷 마 전무가 은행을 나간 것을 비롯 민 유 전무(CRO), 이규선 부행장 등이 자의반 타의반으로 은행을 떠났다. 이외에도 대출과 홍보 담당 오피서와 매니저 등 중간급 매니저까지 포함하면 은행을 떠난 사람은 수십 명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타 한인은행으로 이전한 한 중간 간부는 “은행에서 나가는 간부나 직원이 다른 직원들을 데리고 나가지 못하도록 철저하게 감시를 하고 서약까지 요구하는 상황”이라며 “직장의 자유로운 이동까지 막는 위법을 저지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직원은 “한인 최대 은행에서 근무한다는 자부심은 사라졌다”며 “일선 영업 매니저들도 경영진과의 소통이 단절된 상황을 힘들어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관계자들은 이같은 현상은 데이빗 멀론 최고운영책임자(COO)가 지난 7월 실무 행정과 경영을 책임지는 프레지던트(President) 직책까지 겸하면서 가속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뱅크 오브 호프의 전무급 이상 인사 14명 중 6명이 비한인 인데 이렇다보니 한인고객이 대부분인 일선 지점의 영업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한 직원은 “경력만 있으면 미국인 간부나 직원들은 무조건 채용해 한인 직원들 상급자로 앉히고 한인 직원들은 승진시키지 않고 부서를 이동시키는 사례도 있어 한인 직원들의 사기가 말이 아니다” 고 말했다. 이번에 은행을 떠나 자넷 마 전무 케이스도 이같은 사례의 하나라고 말했다.
직원들은 핵심 보직은 비한인들이 거의 차지하고 있고 일선 지점장이나 영업 직원들은 승진 등에서 배제되고 있어 사기 저하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점의 한 간부는 “케빈 김 행장을 만난지는 오래다. 마케팅과 대출을 많이 하면 성과급을 지급한다고 약속했는데 한번도 시행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와 같이 직원들의 이동이 잦아지면서 고객 관리에도 허점이 나타나 고객들이 주류 은행 또는 중국계 은행으로 이탈하는 현상도 있다.
한 고객은 “타은행에 비해 좋지 않은 베네핏에도 불구하고 직원과의 관계 때문에 뱅크 오브 호프에 어카운트를 두고 있었는데 최근 은행 분위기를 알고 어카운트를 옮겼다”고 말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최근들어 한인은행에 외국 어카운트가 늘기는 했지만 아직도 한인 어카운트가 주류이고 외국 경영시스템을 도입하기에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케빈 김 행장의 세심한 경영 터치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행장이 외국인 및 한인 1.5세 간부들의 은행 경영에만 의존한다면 이같은 분위기의 반전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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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환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