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송년 회식 ‘성희롱’ 주의, 인식 개선해야

2019-12-13 (금) 01:0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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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송년모임의 계절이다. 동문회를 비롯한 각종 단체행사가 이어지는 가운데 많은 기업과 크고 작은 업체들도 이맘때면 직원 회식을 열고 한해를 마무리한다.

연말 회식은 고용주가 일년 동안 수고한 직원들에게 감사와 격려를 전하고, 직원들은 업무 스트레스를 내려놓고 한해를 결산하는 뜻깊은 모임이다. 그러나 주로 퇴근 후인 저녁시간에 열린다는 점과 술이 오가는 자리라는 점에서 위험요소가 다분한 모임이기도 하다.

송년 회식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는 크게 세가지다. 하나는 모든 직원이 참석하도록 공지하는 강제성으로, 이는 자칫 오버타임 이슈로 노동법 위반의 소지가 될 수 있다. 둘째는 과도한 음주로 인한 음주운전 가능성으로, 회식 후에 발생할 경우 업주도 책임을 면할 수 없다. 마지막으로 가장 민감한 것이 회식 술자리에서 자주 대두되는 성희롱과 성추행 문제다.


지금은 무심코 던진 성적인 농담(언어), 가벼운 몸의 접촉(신체), 온라인과 텍스트(사이버)의 추근거림이 모두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는 시대다. 2년전 ‘미투’ 운동이 일어난 이후 직장 내 성추행 고발과 기소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주정부는 2019년부터 직원 5명 이상의 직장 내 성희롱 교육을 의무화했다.

지난 5월 UC샌디에고 의과대학 성평등과 건강센터가 발표한 보고서에 의하면 캘리포니아는 미 전국 평균에 비해 성희롱을 고발하는 여성이 5% 이상, 남성은 10% 이상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에서 발생하는 성희롱 케이스의 대부분은 술이 오가는 회식자리에서 발생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인 업주들의 성희롱 및 성추행 인식수준은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여성 직원을 성적인 대상으로 보는 남성 중심의 직장문화가 아직도 지배적이고, 이에 대한 문제의식이 없기 때문이다. 성희롱은 피해자가 수치심을 느끼는 주관적 판단이 중요한 기준이므로 사고방식을 완전히 개선하지 않으면 사소한 언행으로도 소송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모두가 즐거운 연말 모임을 갖기 위해서는 회식 참석은 자발적으로 하도록 하고, 술을 강권하지 말 것이며, 조금이라도 취한 직원은 택시나 우버를 태워 보내는 세심한 조치가 필요하다. 그리고 이 모두에 앞서 전 직원 대상의 전문적인 성희롱 예방교육이 있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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