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수퍼 SON-ic 원더골’…세계가 놀랐다

2019-12-09 (월)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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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흥민, 번리전서 90야드 폭풍 질주로 시즌 10호골 폭발

▶ “올해의 골” “푸스카스상 예약”…전 세계서 찬사 쏟아져
뮤리뉴 감독 “1996년 호나우두 골 생각났다”

‘수퍼 SON-ic 원더골’…세계가 놀랐다

손흥민이 폭발적인 90야드 단독질주로 경이적인 원더골을 터뜨린 뒤 돌아서고 있다. [AP]

‘수퍼 SON-ic 원더골’…세계가 놀랐다

영국에 등장한 손흥민의 원더골 기념 티셔츠. [SNS 캡처]



‘손세이셔널’에서 ‘수퍼 소닉’, 그리고 ‘손나우두 나사리오’까지.

손흥민(토트넘)이 세계 축구 역사에 길이 남을 환상적인 폭풍 드리블을 앞세워 경이적인 ‘원더 골’을 터뜨렸다. 전 세계에서 ’올해의 골’, 아니 ‘역대 최고급 골’이라는 찬사가 쏟아져 나온, 말 그대로 그의 ‘인생 골’이자 최고의 ‘명품 골’이었다.


손흥민은 7일 영국 런던의 토트넘 핫스퍼 스테디엄에서 펼쳐진 번리와의 2019-20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6라운드 홈경기에서 팀이 2-0으로 앞선 전반 32분 자기 진영 페널티박스 바로 앞에서 볼을 잡은 뒤 드리블을 시작, 상대 페널티박스까지 총 91.3야드를 정확히 11.6초 만에 주파(NBC Sports 측정), 보는 사람들의 숨을 막히게 하는, 믿기 어려운 원더 골을 터뜨렸다. 그는 이 과정에서 골키퍼 포함, 번리 선수 9명의 도전을 받았으나 어느 누구도 그를 막지 못했다. 디에고 마라도나와 호나우두, 리오넬 메시, 조지 웨어 등 전설들이 기록했던 세계 축구 역사의 전설적인 골들과 비견되는 ‘걸작 골’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상대의 긴 프리킥을 페널티박스 안에서 수비수 얀 베르통언이 발로 막아 떨어뜨렸을 때만 해도 그것이 골로 연결된 마지막 패스가 될 줄 그 누구도 몰랐다. 페널티박스 바로 앞에서 그 볼을 잡은 손흥민은 전진하며 패스 길을 찾았으나 여의치 않고 순간적으로 정면에 공간이 생기자 곧바로 질주를 시작했다. 그를 빙 둘러싼 번리 수비수는 총 8명. 2명이 바로 뒤에서 그를 추격했고 나머지는 그를 향해 집결하고 있었다. 하지만 손흥민은 경이적인 폭발적 스퍼트로 이들 사이를 단숨에 돌파해 순식간에 상대 페널티박스 안으로 진입한 뒤 완벽한 오른발 마무리로 골네트를 흔들었다.

볼을 가지고 90야드를 질주하는 과정에서 볼 없이 따라온 번리선수 8명 중 그 누구도 그를 저지하지 못했다. 지난해 11월 첼시를 상대로 중앙선 부근에서 속도를 끌어올려 50야드를 질주한 뒤 기록한 자신의 인생골을 뛰어넘은 그의 새로운 인생골이었다.

이 골은 곧바로 전 세계 팬들을 열광에 빠뜨렸다. 많은 팬들은 1986년 멕시코 월드컵 당시 디에고 마라도나가 잉글랜드를 상대로 뽑아낸 골과 지난 2007년 당시 만 19살이던 리오넬 메시가 헤타페 전에서 기록한 골을 연상시킨다며 역대 최고골 중 하나라고 격찬했고 잉글랜드의 ‘레전드’ 게리 리네커도 트위터를 통해 “와우! 손흥민이 역대 최고의 골 가운데 하나를 기록했다. 내가 보기에 이번 시즌 최고의 골”이라고 칭찬했다.

경기 후 조제 무리뉴 토트넘 감독은 “1996년 바르셀로나에서 바비 롭슨 감독 옆에 앉아서 봤던 호나우두의 골이 떠오른다”며 “호나우두가 하프라인 뒤에서부터 돌파해 골을 넣은 것과 오늘 손흥민의 골이 닮았다. 경이적인 골이었다”고 찬사를 보냈다.

매년 FIFA가 그해 최고의 골을 뽑아낸 선수에게 수여하는 푸스카스상의 주인도 이 골로 결정됐다는 찬사들도 쏟아졌다. 그리고 곧바로 8일 영국 현지에서는 손흥민의 역사적인 골을 기념하는 티셔츠가 등장해 판매되기 시작했다. 티셔츠의 앞에는 ‘SONALDO(SON+RONALDO)‘라고 새겨졌다.

하지만 손흥민은 쏟아지는 찬사에도 “운이 좋았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운이 좋게 공을 치고 나가는 쪽으로 공간이 생겼다. 델리 알리에게 패스하려고 속도를 늦췄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아 계속 드리블을 했는데 타이밍과 운이 잘 맞았다”며 “기회를 만들어준 동료들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지난 주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원정에서 실망스런 경기력을 보이며 1-2로 패해 무리뉴 감독 부임 후 첫 패를 당했던 토트넘은 이날 번리를 5-0으로 대파하고 반등에 성공했다. 이날 선제골을 뽑고 강력한 돌파에 이어진 위협적인 슈팅으로 두 번째 골의 발판을 놓는 등 종횡무진 활약을 보인 손흥민인 이날 경기 후 대부분의 언론으로부터 ‘맨 오브 더 매치’로 선정됐다.

그는 또 이날 공식적으로 1골 1어시스트를 기록, 지난 4시즌 연속 두 자릿수 골에도 성공했다. 현재 손흥민은 정규리그에서 5골 7도움, 유럽 챔피언스리그에서 5골 2도움을 올려 총 10골 9도움을 기록 중으로 리그 7도움은 선두 케빈 드 브루이너(맨시티, 9개)에 이어 단독 2위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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