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단상] 애팔래치아 산맥의 가을정취

2019-11-21 (목) 12:00:00 윤영순 / 매릴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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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쪽 조지아 주에서 북쪽 메인 주에 이르는 장장 2,143마일의 애팔래치아 산맥을 바라보며 웨스트버지니아를 한없이 달린다. 존 덴버의 컨트리송이 울리는 도시 크레이트 호수 주변에 펼쳐진 노란 단풍, 그리고 테네시 낙스빌 시내의 중심가를 잔잔히 흐르는 테네시강은 인자한 사람 같은 친밀감을 안겨준다.

체타누가의 지하 145피트 동굴 속 루비폭포는 미국에서 가장 깊은 폭포동굴로 유명하다. 비좁고 어두운 협곡에는 종유석이 만들어 놓은 기괴한 만물상 조각품들이 조명 불빛에 반사되어 현란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밤이 되어 피젼 포지에서 돌리 파튼의 디너쇼를 관람했다. 풍성한 음식을 날라다 주며 서빙하는 청년들, 카우보이 복장으로 말을 타고 이어지는 쇼는 1,000명이 넘는 관광객을 위해 하루에 두 번씩 펼쳐진다고 한다.


이 여행의 종착지 스모키 마운틴의 최고봉을 보기 위해 한 시간 넘게 꼬불꼬불 절벽 길을 버스로 느리게 올라 일년 내내 구름에 쌓인 클링만스의 정상에 올랐다. 발아래를 내려다보니 산 아래 안개처럼 흰구름이 산자락에 걸려있다. 이 구름은 1837-1839 백인들의 무자비한 강제추방정책에 의해 ‘눈물의 유랑길(Trail of Tears)’에 올랐던 체로키 인디안들이 피웠던 담배연기가 눈물과 함께 범벅이 되어 구름이 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오고 있다.

애팔래치아의 수려한 산세와 인디안 부족의 슬픈 역사가 한 동안 머릿속에 맴돌 것 같았다.

<윤영순 / 매릴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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