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미 ‘기술주 흥행’ 새 공식…이젠 칩메이커가 이끈다

2019-11-21 (목) 12:00:00 전희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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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도체사 AMAT 올 주가 86%↑, 기술업종지수 10년래 최대 상승

▶ ‘IT 간판’ FAANG 부침과 대조적

미국 뉴욕증시의 기술주가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10년 만에 최고의 해를 기록하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과 정보기술(IT) 기업에 대한 반독점 조사 등 각종 걸림돌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관련 업체들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뉴욕증시 강세장을 이끌고 있다.

1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중 기술업종지수의 올해 상승폭은 지금까지 41%를 기록하며 S&P500지수 상승률(24%)을 크게 웃돌고 있다. 이는 지난 2009년 이후 최대 상승률이다.

기술업종지수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지난 2009년 59.92%로 급반등한 뒤 매년 10~20% 안팎의 오름세를 이어갔지만 지난해에는 1.62%의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한 바 있다.


이 같은 기술주의 가파른 성장 추이는 개인정보 취급을 둘러싼 사생활 침해 논란과 세계 정부 당국의 반독점법 조사,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관세 폭탄 등 여러 악재에도 IT 기업들은 높은 성장세를 지속할 것이라는 확신이 투자자들 사이에 깔렸기 때문이라고 WSJ는 분석했다. 이와 관련해 케이티 닉슨 노던트러스트웰스매니지먼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IT 분야는 장기적 성장이 예상되기 때문에 기술주에 대한 베팅은 꽤 좋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기술업종 가운데 반도체 제조 업체와 칩 제조 업체 등 반도체 관련 기업이 최대 수익률을 보였다. 세계 최대 반도체 제조장비 업체인 미국 어플라이드머티리얼스(AMAT)는 올해 주가가 86%나 치솟았으며 도쿄일렉트론과 ASML홀딩스는 같은 기간 각각 83%, 79% 급등했다.

대부분의 반도체와 관련주들이 시장에서 주목받은 반면 IT 업계의 기존 간판 대형기업들은 다소 엇갈린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세계 시가총액 상위권을 점하고 있는 페이스북·애플·아마존·넷플릭스·구글 등 이른바 ‘FAANG’ 중 최근 몇 달간 주가가 최고치를 경신한 곳은 애플과 구글 모회사 알파벳에 그쳤다.

짐 크레머 CNBC 경제 칼럼니스트는 반도체 ‘칩 메이커’인 엔비디아와 AMD 등을 거론하며 “데이터가 중시되는 현대 사회에서 반도체는 필수불가결한 요소이므로 칩 제조업체의 주가는 걱정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희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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