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불운한 패배 불구, 진정한 승자된 골퍼

2019-11-20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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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랜던 매튜스, 우승 기회 망친 다운증후군 팬과 따뜻한 포옹

불운한 패배 불구, 진정한 승자된 골퍼

결정적 순간에 소리 지른 다운 증후군 팬과 포옹하는 브랜던 매튜스. [대회 트위터 캡처]

지난 17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자키 클럽에서는 라티노아메리카투어 아르헨티나오픈 마지막 라운드에서 치열한 승부가 벌어지고 있었다. 리카르도 셀리아(콜롬비아)와 브랜던 매튜스(미국)가 벌이는 플레이오프였다. 우승 트로피는 물론 내년 브리티시오픈(디오픈) 출전권까지 걸린 중요한 승부였다.

일단 셀리아가 27피트 거리의 버디 퍼트를 넣어 기선을 잡았지만, 매튜스에게도 기회가 있었다. 12피트 거리의 퍼트만 성공하면 승부를 다음 플레이오프 홀로 끌고 갈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매튜스가 퍼트하려고 백스윙에 들어간 순간, 갤러리 중 한 명이 갑자기 소리를 질렀다. 깜짝 놀란 매튜스의 퍼트는 빗나갔고, 그렇게 우승 타이틀과 함께 브리티시오픈 출전권도 날아가 버렸다.


골프전문매체 골프채널은 이후 상황을 전했다. 매슈스가 실망하며 라커룸에 들어간 뒤 대회 관계자가 찾아와 사과하며 상황을 설명했다. 관계자는 “퍼트를 할 때 소리를 지른 그 중년 남성은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다”고 말했다. 다운증후군이 있는 사람은 긴장했을 때 소리를 지르는 등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매튜스는 곧바로 다시 코스에 나가 그 팬을 만나 따뜻하게 포옹하며 사인한 골프장갑과 볼을 선사했다. 2016년 프로로 전향, PGA 투어 2부 대회에서 활동하는 매튜스는 “어릴 때 어머니가 지적장애인 센터에서 일했기 때문에 그들을 잘 안다. 가장 친한 친구의 여동생도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다”면서 “살다보면 골프보다 더 중요한 일이 있고 이번 일도 그중 하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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