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35일 만에 석방’ 케네스 배 선교사, 모퉁이 돌 선교회 초청 간증
▶ 중국서 만난 탈북주민 통해 “생필품보다 소망 필요” 헌신
18차례 방문…실수로 체포, 중노동에 못 먹어 영양실조
‘어린양 먹이라’ 말씀 붙들어
케네스 배 선교사가 모퉁이 돌 선교회 주최 북한 선교 기도회에서 기도하고 있다.
85년 샌호제로 이민 온 배 선교사는 이듬해인 86년 남가주 토랜스로 이사했다. 고교 시절 예수님께서 ‘목자’라는 말씀을 주셔서 앞으로 목사나 선교사될 것 같다는 막연한 생각을 하게 됐다는 배 선교사는 대학 시절 CCC 수련회에서 중국 선교에 대한 비전을 품게 됐다. 하와이 열방 대학 제자훈련 과정을 통해 중국 단동 지역으로 전도 여행을 떠난 배 선교사는 그곳 현지 선교사를 통해 북한 주민 2명을 만날 수 있었다.
예수 만난 지 3년 됐다는 한 주민에게 기도 요청이 있냐고 물었더니 돌아온 답변은 ‘나는 이미 예수를 만났으니 나를 위해 기도하지 말고 조국 동포를 위해 기도해달라’는 말이었다. 다른 주민 역시 ‘살 소망이 없었는데 예수 만난 뒤 소망이 생겼다’라는 말로 배 선교사에게 북한 선교에 대한 도전의식을 주었다고 한다. 압록강을 여행하던 중 뱃사공의 실수로 북측 지역에 닿게 된 배선교사 일행은 그곳에서 북한 군인을 접하게 됐고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생필품이 아닌 예수 그리스도라고 느낀 배 선교사의 입에서 ‘북한과 외부 세계의 연결 다리로 사용해주십시오’라는 기도가 저절로 나왔다.
이후 나진, 선봉 경제특구를 방문한 배 선교사는 이곳에서 북한 선교에 대한 뜻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됐다. 인구 약 20만 명 나진, 선봉 지역은 서방에 개방된 유일한 지역으로 이곳을 성경에 나오는 여리고성으로 삶고 북한 선교 전초지역으로 활용하기로 한 것. 이후 기드온 용사 300명처럼 기도 용사 300명을 모집 ‘가서 보자, 가서 기도하자, 가서 대신 예배하자’를 계획 아래 북한 선교에 대한 물밑 작업을 진행하기 시작했다. 2010년부터 2012년 사이 세계 각지 관광객 약 300명을 직접 인솔하고 북한을 18차례 방문한 배 선교사는 2012년 마지막 방문 시 북한 당국에 체포되는 일이 발생했다.
세관 검색대를 통과할 때 깜빡 잊고 가방에 넣어둔 컴퓨터 외장 하드 디스크가 발견된 것이다. 하드 디스크에는 꽃제비 등 북한의 처참한 실상을 다룬 다큐멘터리와 그동안 정리해둔 선교 관련 기록이 모두 담겨 있었다. 배 선교사는 여행사를 운영하는 사업가 신분으로 그동안 북한을 자유롭게 드나들었지만 하드 디스크 발견으로 선교사 신분이 들통났고 곧바로 보위부로 끌려가 심문을 받게 됐다. 하루 2~3시간만 재우며 오전 8시부터 밤 10시까지 심문을 하는가 하면 방 한가운데서 서서 몇 시간 동안 움직이지 못하게 한 적도 많았다고 한다.
국가전복 음모죄로 15년 노동 교화형을 선고받고 교화소로 보내진 배 선교사는 낮에는 중노동에 시달리고 밤에는 카메라 감시와 벌레들 때문에 잠도 제대로 잘 수 없었다. 배 선교사는 “분명 힘들어야 하지만 ‘근심하지 말고 강하고 담대하라’라는 성령님의 말씀의 손길이 내 손을 잡아주시는 것 같았다”라며 “ ‘고난도 유익’이라는 말씀을 되새기며 주님한테 시선을 고정하게 된 시기였다”라고 당시 상황을 떠 올렸다.
교화소에서 모범수로 인정받아 돌려받은 성경책을 읽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 감사했다는 배 선교사는 열악한 조건의 식사 탓에 영양실조에 걸려 결국 병원으로 후송됐다. 1년 뒤 미국 특사와 만남이 취소되고 미국 측 6자 회담 수석대표로부터 석방이 힘들 것이라는 절망적인 소식을 접하기도 했던 배 선교사는 병원에서 ‘내 어린 양을 먹이라’라는 예수님을 말씀을 듣고 북한 주민에 대한 선교의 뜻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됐다.
이후부터 신기하게도 북한 감시원들이 어린양으로 보이더니 배 선교사에게 기도 문제 상담과 기도 요청을 위해 접근해오기 시작했다. “고난 속에도 주님의 때와 역사는 정해져 있다”라는 확신을 갖게 된 배 선교사는 억류 735일 만인 2014년 11월 8일 극적으로 석방된 뒤 북한 인권 운동가 및 북한 선교사로 활동하고 있다. 모퉁이 돌 선교회의 이번 북한 선교 기도회에서는 대표 이삭 목사와 총무 이반석 목사의 강연 순서도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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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 최 객원 기자>